[라이벌 주가] 브렉시트에 비철금속업계 온도차…고려아연 최창근 vs 풍산 류진

입력 2016-06-2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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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생산 ‘고려아연’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급등…풍산은 구리값 떨어지며 하락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국내 비철금속업계 라이벌인 최창걸 고려아연 회장과 류진 풍산 회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 관련주로 꼽히는 고려아연은 최근 상승세를 보인 반면, 구리가격에 민감한 풍산은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금, 은 제품을 생산하는 고려아연은 브렉시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전주 대비 6.27% 올랐다. 지난 21일 49만4000원이었던 고려아연 주가는 영국의 EU탈퇴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 뒤 27일 52만2500원까지 올랐다. 브렉시트 우려가 시장에 확산되기 시작했던 지난달 말 고려아연의 주식을 샀다면(당시 46만9500원) 이달 들어서만 무려 11.82%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셈이다.

고려아연의 주가가 오른 것은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을 둘러싸고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된 영향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례없는 브렉시트 이후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며 “고려아연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귀금속 가격의 추세적 상승 가능성으로 기업 가치가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려아연의 주력부문인 아연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은 부정적이지만 달러강세에 따른 원ㆍ달러환율 상승 효과로 그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배은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판매량 증가, 금속가격, 원달러환율 등 세 가지 모든 변수가 더할 나위 없이 좋다”면서 “고려아연은 브렉시트로 인해 혼란스러운 주식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확실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반면, 구리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풍산은 브렉시트 이벤트를 기점으로 주가흐름이 반전됐다. 지난 17일 2만8650원이었던 풍산 주가는 23일 3만350원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장의 판단을 반영한 탓이었다. 하지만 실제 영국 국민투표에서 EU탈퇴가 가결되자 24일 2만9350원, 27일 2만9250원 등으로 2거래일간 3.62% 떨어졌다.

풍산의 주가가 떨어진 것은 브렉시트 현실하에 따라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국제 구리가격이 떨어진 영향이었다. 통상 구리가격은 경기회복세가 예상되면 상승하고 경기둔화가 예상되면 떨어진다. 풍산은 전기동(전선에 사용되는 구리)에 아연, 알루미늄 등을 혼합 가공해 동판·동관 등을 제조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국제구리 가격에 민감한 구조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국제 구리가격이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는 상황이어서 중ㆍ장기적으로는 풍산에 긍정적인 시장환경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구리가격이 주요 광산업체의 생산원가에 근접함에 따라 공급물량 통제 조치 등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중국의 수요회복 기대감이 구리가격 반등의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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