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이슈] 세계 뒤흔든 ‘브렉시트’ 안전자산으로 ‘엑시트’

입력 2016-06-2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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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격변기 재테크 전략

달러에 돈몰려… 환율 40원 넘게 폭등

외화예금·ETF·역외펀드 눈여겨 볼 만

골드바·골드뱅크도 상승세 이어갈 듯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ㆍBrexit)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되기까지 최소 2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브렉시트의 파괴력이 불확실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위험한 투자를 피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현상 중 하나가 뭉칫돈의 안전자산 쏠림이다. 브렉시트 가결이 보도되자마자 유럽은 물론 영국 금융기관까지 파운드를 유로화로, 유로화를 달러로 바꾸면서 기축통화인 달러 품귀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안전자산 쏠림…달러가격 폭등=브렉시트가 결정된 24일 국내 금융시장에선 달러화 초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29.7원이나 급등했다. 이날 하루 원-달러 환율 변동 폭은 33.2원을 기록, 지난 2011년 9월 23일의 46.00원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일 원-달러 환율 종가는 1182.3원에 달한다. 1130원대에 머물렀던 지난 4월 말 대비 40원 넘게 폭등한 것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에 들어온 원화 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예상돼 달러 수요가 늘 것”이라면서 “달러 등 안전자산 선호도가 증가해 국내에서는 달러 예금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KEB하나ㆍ농협은행 등 5대 대형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지난 22일 331억9500만달러로, 5월 말 잔액(311억9100만달러)보다 20억400만달러 늘었다.

지난 27일 오후 3시 기준 해당 5대 대형은행에서 달러 현찰을 사려면 달러당 1202∼1203원을 줘야 한다. KB국민ㆍ우리ㆍKEB하나은행은 달러당 1202.99원, 신한은행은 1203.19원, 농협은행은 1203.29원이다.

◇달러 직접 구매…외화예금ㆍETF 가입 등=변동성이 심한 요즘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 안전자산인 달러에 투자하는 것으로도 쏠쏠한 이익을 챙길 수 있다. 그렇다면 몸값이 오르고 있는 달러화에 투자하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

우선, 시중은행 지점에서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보유하는 방법이 있다. 환전 시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매매차익 관련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일반인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달러 재테크 방법이다.

특히, 모바일뱅크를 이용할 경우 환전시 우대수수료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써니뱅크에서 환전하면 영업점보다 약 1.6% 저렴한 1184.56원에 살 수 있고, 우리은행도 위비뱅크에서 환전하면 1184.99원에 환전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각 은행의 환전이벤트를 이용하는 것도 좀 더 저렴하게 환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KEB하나은행은 오는 8월31일까지 하나멤버스 고객들을 대상으로 환전수수료의 80%를 깎아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KB국민은행도 9월13일까지 KB네트워크환전 서비스 및 외화 ATM기를 이용해 외화현찰을 사는 개인 고객에게 수수료의 80%를 깎아준다.

이밖에도 외화보통예금이나 외화정기예금 통장을 만들어 가입하는 것도 달러 재테크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해당 금리는 원화에 비해 낮긴 하지만, 달러값 상승의 이익을 고려하면 낮은 금리의 일정부분이 상쇄되는 효과가 있다.

아니면 미국 국채 등 채권이나 국내외 주식시장에 상장된 달러 상장지수펀드(ETF)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으며, 달러로 투자하는 역외펀드 상품도 고려해볼 만하다.

◇금값된 금…골드바ㆍ골드뱅킹 ‘흥행’=시장 불안이 커짐에 따라 달러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제 금 가격이 오르고 있음에도 안전자산 선호도 증가로 금 매입이 최근 늘고 있는 것이다. 금은 당분간 거래량이 늘면서 가격 역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된 영향으로 금 1g 값이 KRX금시장 개설 이후 처음으로 5만원을 넘어섰다. 금 시세가 1g당 5만원을 넘은 것은 2014년 3월 KRX금시장이 문을 연 이후 처음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금시장에서 금 1g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780원(1.58%) 오른 5만200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장중 한때 5만52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의 골드바는 이달 22일까지 16억7000만원어치가 판매 돼 전월 대비 약 150% 급증했다. 신한은행의 골드뱅킹 잔액도 지난달 말에 견줘 22일 만에 10억원이 늘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금값은 5% 상승에 머물러 가격 상승 요소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국내 금 가격은 국제 금값에 환율이 반영되는 만큼 당분간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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