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재임기간 대외 홍보 대행사를 가동해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연임 로비를 벌였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29일 대우조선해양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에 따르면 남 전 사장은 2009년 연임을 위해 정관계 인사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홍보 대행사 대표 A씨를 통해 전방위 로비에 나선 정황을 발견했다. 남 전 사장은 연임 직후 A씨가 대표로 있는 홍보 대행사에 연간 수억 원대의 계약료를 지불하며 대우조선 공식 대외 홍보조직으로 가동했다. 이 홍보 대행사는 최근까지도 연간 계약으로 대우조선 대외 홍보를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당시 계약을 체결했던 홍보 관계자를 비롯해 이 홍보 대행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이 연임을 위해 대주주인 산업은행 당시 경영진에게 거액의 뒷돈을 건넨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전 사장이 홍보 대행사 대표 A씨를 통해 당시 산업은행 경영진에게 연임을 위해 수억 원의 뒷돈을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2006년 3월 취임한 남 전 사장은 2009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이듬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구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개입된 연임 로비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남 전 사장이 대우조선 협력업체인 임천공업에 지급한 선급금 중 수십억원을 돌려받아 비자금을 조성해 천 회장 등 MB정권 실세들에게 연임 로비를 펼쳤다는 게 골자였다.
그러나 당시 검찰 수사에서 남 전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결론이 났다. 천 회장과 임천공업 대표가 남 전 사장이 개입되기 전부터 두터운 친분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고, 이들의 주식 거래는 임천공업에 대한 금융기관 대출 성사 로비 명목으로 활용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번 검찰 수사가 남 전 사장의 개인비리를 다시 밝혀낼 수 있을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남 전 사장을 긴급체포한 데 이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남 전 사장이 주요 증거물을 제3의 장소에 은닉하고 관련자에게 허위 진술을 부탁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단서를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