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독일 총리 “브렉시트, 되돌릴 수 없어”

입력 2016-06-2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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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머런, 투표 패배에 후회 표시…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자유로운 이동 없이 시장 접근도 없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 이후 처음으로 만난 EU 정상들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고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마지막으로 참석한 이번 정상회의에서 다른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강한 어조로 영국이 브렉시트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정상회담 후 기자들에게 “현재 브렉시트를 되돌릴 방법은 없다”며 “희망적인 심사숙고를 할 시간은 없다. 이제 현실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정상들도 영국이 공식적인 EU의 탈퇴 프로세스를 활성화하는 과정을 지연시키는 것은 미래 관계를 위한 협상의 시작을 막을 것이라고 캐머런 총리에게 경고했다. 캐머런은 “어떤 불확실성이 생기더라도 탈퇴 작업은 후임자의 몫”이라는 입장을 반복했다.

이날 보고를 겸한 만찬 자리에서 캐머런 총리는 “EU가 영국 이민 유입을 줄이겠다는 딜을 거절한 것이 국민투표와 나의 총리직 상실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만일 EU가 영국과 미래에 긴밀한 경제적 관계를 맺고자 한다면 입장을 바꾸고 이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캐머런은 동료 정상들이 그에게 영국이 EU 회원국으로 있는 것이 자신의 나라에 얼마나 큰 의미를 지녔는지 설명하는 것을 듣고 눈에 띄게 충격을 받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국민투표를 하기로 한 결정을 후회하느냐는 말에 캐머런은 “투표에 패배한 것이 매우 유감”이라며 “그러나 투표를 치러야 한다는 압력이 너무 컸다. 나는 영국이 EU에 잔류하도록 뒤에 서지 않고 전심전력으로 싸웠으나 성공하지 못했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EU 정상들은 영국이 탈퇴하더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브렉시트 찬성파의 주장에도 거부감을 나타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영국은 자유로운 이동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서는 단일시장에 접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는 영국인을 벌주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영국인은 국민투표 결과에 언젠가는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 정치권도 브렉시트 투표에 쑥대밭이 됐다. 캐머런의 사임 표명으로 권력 공백이 빚어진 가운데 집권 여당 보수당은 브렉시트 찬성 캠페인을 주도했던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 차기 총리에 오르는 것을 누가 저지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불신임안이 가결됐지만 계속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를 거부하는 등 내분에 휩싸였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인 니콜라 스터전 수석장관은 29일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만날 예정이다. 그는 트위터에 “유럽에서 스코틀랜드의 지위를 보호하기 위해 싸우는 첫번째 날”이라고 밝혔다. 앞서 스터전은 지난 25일 “스코틀랜드 독립을 묻는 제2의 주민투표를 하기 위한 입법 과정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융커 위원장은 “영국이 따를 법적 의무는 없지만 EU가 브렉시트 메커니즘 발동 일정표를 제시할 것”이라며 “만일 새 영국 총리가 EU 잔류 진영에서 나온다면 취임 후 2주 안에 영국이 탈퇴 메커니즘을 발동시켜야 하며 탈퇴 진영 인사라면 바로 취임 다음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U 정상들은 29일 캐머런 총리를 제외하고 다시 비공개 회의를 열어 브렉시트 대책과 남은 회원국 이탈 방지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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