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C등급 성과급 논란…진실은

입력 2016-07-01 14:32 수정 2016-07-0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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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두 국책은행이 지난해 경영실적 평가 결과 C등급을 받게 됐지만, 성과급을 지급받게 되자 논란이 일고 있다. 조선ㆍ해운사 등 부실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미흡한 실적을 보여 대규모의 국민혈세가 투입된 현재 상황에서 성과급을 지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두 국책은행 내부에서는 총 연봉은 오히려 지난해 보다 줄어든 수준이라고 반박한다. 성과급을 일부 지급받기는 하지만, C등급을 받음으로써 성과급 비율이 전년 대비 대폭 줄어 전체 연봉 규모가 낮춰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등 5개 금융공공기관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평가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1년 만에 A등급에서 C등급으로 두 단계 떨어졌고, 수출입은행은 B등급에서 C등급으로 내려왔다.

평가등급은 총 6등급으로 S에서 A∼E까지 분류되며, 정부는 평가 등급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 지급한다.

성과급은 C등급 이상까지만 받을 수 있으며, D등급과 E등급을 받을 경우 성과급을 한 푼도 지급받지 못한다.

이에 따라 산은과 수은 등 국책은행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혈세 투입을 초래했음에도 임직원이 성과급을 받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국책은행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성과급을 받는다 하더라도 총 연봉(기본급+성과급)이 아닌 기본급에 대한 성과급이기 때문에, 성과급 규모가 대폭 줄어든 만큼 전체 연봉 규모도 줄어들었다고 하소연한다.

한 국책은행 직원은 “성과급이 보너스라고 오해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기본급에 대한 성과급이 지급되는 것이기 때문에 전체 연봉은 오히려 전년보다 줄어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산은 직원 평균 기본급은 약 4500만원으로, 여기에 당시 경영평가 성과급이 A등급이었기 때문에 기본급에 180%를 적용받아 675만원의 성과급을 추가로 챙겼다. 다른 성과급은 차치하고, 해당 부분만 단순계산하면 작년 산은 직원의 경영평가 결과에 따른 연봉은 5175만원이다.

올해의 경우, 2016년 예산으로 잡힌 평균 기본급은 약 4710만원이다. 여기에 C등급인 110%를 적용하면 경영평가 성과급은 392만원이다. 이번 경영평가 성과급과 올해 기본급만을 단순 합산할 경우 산은 직원이 올해 받을 연봉은 5102만원이다. 전년 보다 73만원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대우조선에 대한 대규모 지원을 결정한 홍기택 전 산은 회장의 연봉 규모가 크게 낮춰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홍 전 회장은 기본급 1억8400만원에 성과급 100%인 1억8400만원을 추가로 지급 받아 총 3억6800만원 가량을 챙겼다.

반면 올해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성과급 부문에서 기본급의 30%인 5500여만원만 추가로 챙기게 돼 전체 연봉은 2억5000만원에 머문다. 전년 대비 1억3000만원 줄어든 셈이다.

이 때문에 오히려 이번 경영성과 평가가 ‘뒷북’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영 정상화 지원과 조선·해운 등 취약산업지원 노력 등의 주요 정책 실적이 부진했고, 관련 조선.해운업 부실 문제가 제기된 건 수년 전이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자회사 부실로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발표되고, 대규모 자본확충 방안이 마련되고 나서야 산은의 경영평가 등급을 두 단계 강등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산은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A등급 평가를 받으며 5개 금융 공공기관 중 상위 등급을 자랑했다.

한편 5개 금융 공공기관 중 기업은행은 중소기업금융 확대를 위해 노력한 측면에서 유일하게 A등급을 받았으며,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전년도와 동일하게 B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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