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아우슈비츠 생존자 엘리 위젤 타계

입력 2016-07-03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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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유대계 작가 엘리 위젤이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타계했다. 향년 87세.

위젤은 작가이자, 기자 교수로서 홀로코스트 증언에 한평생을 바쳤다. 그는 “침묵은 (평화에 대한) 가장 큰 죄악”이라며 “나와는 상관없다는 식의 무관심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1928년 루마니아에서 1남3녀 중 셋째로 태어난 위젤은 15세 때 가족과 아우슈비츠에 강제 수용됐다. 아우슈비츠에서 부모와 여동생을 잃은 위젤은 전쟁 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소르본대학에서 공부했다. 1949년 프랑스 월간지 ‘라 르슈’의 이스라엘 특파원, 이후 이스라엘 일간지 ‘에디오트 아하로노트’에 파리 특파원 등으로 기자생활을 했다. 1956년에는 파리에서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의 경험을 담을 ‘밤(Night)’이란 회고록을 냈다. 회고록에는 “수용소에서의 밤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생생한 경험담과 목격담을 기록했다. 이 작품은 홀로코스트의 잔혹 상을 표현한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전 세계 30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됐다. 위젤은 1984년 프랑스 문학 대상을 받았으며 1986년에는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위젤은 이후 수용소 경험을 토대로 일생 60여권의 저서를 남겼다.

1963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위젤은 시티칼리지 보스턴대 교수를 지냈으며 노년에도 미국과 유럽, 이스라엘을 오가며 활발한 홀로코스트 증언 활동을 벌였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지난해 12월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명예시민이 됐다.

위젤의 타계 소식을 접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위젤은 600만 명이 숨진 홀로코스트의 암흑 속에서 등대와도 같은 역할을 했다”고 애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위젤은 유대인에 대한 반감에만 저항한 게 아니라 모든 형태의 증오, 편견, 불관용과 싸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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