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농협중앙회 불법 선거운동 의혹을 받고 있는 김병원(63) 회장을 구속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이성규)는 김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김 회장의 공소시효가 다음달 12일로 얼마 남지 않은 점 등이 고려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1월 시행된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최덕규(66) 합천가야조합장 등 농협 관계자들이 불법 선거운동을 벌인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기로 한 것만 결정한 것"이라며 "기소 여부 등 최종 처리 방향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김 회장을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경쟁상대였던 최덕규(66) 합천가야조합장이 김 회장을 지지하며 불법 선거운동을 벌인 배경을 파악했다.
현행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은 농협중앙회장 임직원 선거에서 후보자 외에 제3자가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사 결과 최 조합장 등은 선거 1차 투표에서 3위를 기록해 결선 투표에 오르지 못하자 대의원들에게 자신의 이름과 함께 '김병원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결선투표에서는 1차 투표에서 2위였던 김 후보가 이성희 전 낙생농협 조합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한편 최 조합장을 비롯해 그의 측근인 김모(57) 씨와 농협부산경남유통 대표 이모(61) 씨 등은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