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삼성의 조직문화 혁신, ‘자율’에 맡겨라

입력 2016-07-0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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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적’·‘개방적’·‘자유로운 의사소통’. 최근 삼성 안팎으로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리는 단어다. 삼성이 새로운 호칭과 복장문화를 도입하고 직급체계를 개편하며 조직문화 탈바꿈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한 두 차례의 사내방송을 통해 조직문화 변화의 필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에 맞게 임직원 간 의사소통 방식부터 업무 환경 및 일하는 절차, 개발자 권한 확대 등 뼛속까지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의 혁신은 성공할까? 삼성 직원들의 평가만을 보면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가 우세하다. 직원들은 ‘스타트업 삼성’이 실제 업무환경에 얼마나 잘 정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많다. 말뿐이지 않겠느냐는 것이 회의적 반응의 이유다.

이 같은 반응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단적인 예가 사내게시판에 올라온 ‘착용 가능한 반바지 가이드라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올해 하절기부터 평일 반바지 착용을 허용한다’고 발표한 바로 다음 날 사내게시판에 소재, 길이, 색상 등을 제한한 반바지 가이드라인을 게재했다. 반바지 착용과 관련해 특별한 규정이 없다고 하지만 가이드라인 자체가 직원들에게는 지켜야 할 규칙이다. 새로운 조직문화의 출발을 알린 직후 바로 행동에 제약을 둔 셈이다.

반바지 착용부터 이러한 데 상호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수평적 호칭이나 효율적 회의문화 등이 실제 업무환경에 적용될 수 있을지 의심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고위 관리자의 지시로 출시 몇 주 앞둔 제품의 부품을 변경·적용하는 것이 아직 삼성 조직문화의 현주소이기 때문이다.

수십년간 지속된 ‘관리의 삼성’에 ‘실리콘밸리 DNA’를 일시에 정착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초반의 갈등과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미리 안전장치를 두면 떠들썩했던 구호에 비해 변화의 폭은 작아지게 된다. 최고위 관리층부터 사원까지 삼성 임직원이 ‘자율적’으로 변화의 과정을 거쳐야만 삼성 조직문화의 진정한 혁신이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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