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이슈] 기준금리 또 인하? 고정금리 변동금리 고민되네

입력 2016-07-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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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금리 택했다 금리인하로 손해봤다”

정부정책 불신… 변동금리 대출자 늘어

지난해 1만7000명1조2000억원 ‘환승’

깐깐한 여신심사 등으로 갈아타기 제동

전문가 “향후 경기반등 리스크 대비해야”

고정금리 했다 금리 내리면 대환대출을

계속되는 국내 기준금리의 하락에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두고 고민하는 이가 늘고 있다. 정부는 부채관리가 쉽고 편하다는 이유로 고정금리를 권하고 있지만, 이를 믿고 고정금리를 택했던 이들의 한숨이 곡소리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변동금리 갈아타기 열풍? = 직장인 A씨는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을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탔다가 얼마 전 기준금리 추가 인하 소식이 반갑지가 않다.

A씨는 “금리가 밑바닥이고 중장기로는 금리 상승이 예상된다는 은행 조언에 고정금리로 전환했는데, 금리가 또 내려갈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들리니 괜히 갈아탔다는 생각에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최근 A씨와 같이 정부 시책에 따라 고정금리로 대출을 했다가 금리 인하로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실제로 상당수 차주가 정부정책에 역행해 고정금리를 변동금리로 바꿨던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은행권 가계대출 전환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16개 은행에서 고정금리 대출을 변동금리로 전환한 차주는 총 1만7000명, 잔액 규모로는 1조2000억원에 달했다.

2012년만 해도 변동금리 대출로의 전환 규모는 3000억원(5000명) 수준에 불과했으나, 2013년 1조6000억원(2만2000명)으로 늘었고, 2014년에도 1조2000억원(1만8000명) 수준을 유지했다.

◇변동금리 갈아타기 막차 떠나 = 고정금리 상품은 대출자가 자신의 소득 흐름에 맞춰 확실한 상환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대출자 입장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정부도 시장 상황이 변해 대출금리가 높아지면 대출자의 채무상환 위험이 커질 수 있으므로 2011년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을 발표한 이후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자 하락기와 정부의 고정금리 확대책 기간이 정확히 맞물리면서 정부 시책을 충실히 따른 고정금리 대출자가 금리 손해를 받게 됐고, 오히려 이 기간 고정금리를 변동금리로 전환한 차주들이 늘어난 것이다.

한국은행은 2012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8차례 금리를 내려 기준금리가 3.25%에서 1.25%로 2%포인트나 낮아진 상황이다.

박용진 의원은 “임종룡 위원장이 고정금리 대출 비중 확대를 치적으로 홍보하지만 실적에 매몰돼 결과적으로는 시장 흐름에 역행하는 정책을 내놓은 셈이 됐다”며 “정부 시책을 따랐다가 손해를 본 서민들의 정부정책 불신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 2월부터는 은행권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하면서 고정금리 대출을 변동금리로 바꾸기가 어려워졌다.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으려면 상승가능금리(스트레스금리)를 추가로 적용받아 대출한도가 제한되거나 일정 한도를 넘어서는 대출액을 고정금리로 바꿔야 한다.

이런 영향으로 올해 1∼5월 중 고정금리 대출을 변동금리 대출로 갈아탄 대출잔액은 1000억원(1000명)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유리한 대출은 시간 두고 지켜봐야 = 그렇다고 지금 금리가 하락하는 것만 보고 선택할 순 없다. 변동금리는 향후 경기 반등에 따른 금리 인상의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자산관리 전문가들과 금융당국도 이런 위험을 대비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현재 금리 수준이 충분히 낮은 상황에서 추가 금리인하로 얻게 될 대출금리 하락 혜택보다 앞으로 금리 반등으로 찾아올 위험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주택대출은 대부분 10~30년 장기 상환을 계획하기 때문에 변동금리 리스크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철저히 대출차주의 선택에 달려있다.

한 개인여신 관계자는 “금리가 계속 하락하고 있어 변동금리가 좋아 보이는 측면이 있지만, 고정금리 대출을 먼저 받고 금리가 내려갔을 때 다시 낮은 금리로 대환대출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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