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장녀 신영자 구속에 숨죽인 롯데… 신동주는 반격 나서 “투명성 제고해야”

입력 2016-07-0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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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녀이자 신동빈 회장의 이복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롯데 오너 일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7일 구속되자 롯데그룹이 숨을 죽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비록 신 이사장의 비리 혐의가 '그룹과는 상관 없는 개인의 문제'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경영에 깊숙이 관여했던 신 이사장의 구속이 몰고올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7일 배임수재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신 이사장을 구속 수감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신 이사장이 자체적으로 선임한 변호인의 조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라 그룹 차원에서 뭐라 언급할 만한 입장이 아니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신 이사장은 30대 때부터 일찌감치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1973년 5월 롯데호텔에 처음으로 입사했고, 1979년 롯데백화점 설립 당시부터 백화점으로 자리를 옮겨 롯데백화점 도약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80년대 롯데백화점이 국내 제1의 백화점으로서의 명성을 떨칠 때 영업이사를 맡으며 일선 영업을 이끌었다. 이후 상품본부장과 총괄 부사장을 거쳐 총괄사장을 맡았다. 이 때문에 신 이사장은 롯데그룹 유통의 역사와 함께해온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2006년 당시 롯데쇼핑 상장을 앞두고 신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그해 1월 신 이사장(당시 부사장)은 롯데쇼핑 등기임원에서 물러났다. '이사 수 초과'라는 석연찮은 이유로 2년간 등기이사에서 빠졌다.

2009년 4월 신 이사장은 롯데쇼핑 사장과 롯데호텔 면세사업부 사장에 선임돼 '여왕의 귀환'을 알리는 듯 했지만, 이 또한 예우차원으로 후계구도에서 완전히 밀려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 회장이 주도권을 잡아가던 2012년에는 롯데쇼핑 사장직에서 물러나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 사회공헌활동만 맡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그룹 경영에 깊숙이 개입해 영향력을 끼치며 그룹 내에서 돌아가는 내밀한 사정을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다는 것이 재계 안팎의 일반적 시각이다.

이에 따라 누구보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신 이사장이 향후 검찰 조사 과정에서 구형량 감경 등을 조건으로 이복동생인 신 회장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롯데는 가장 우려하고 있다.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다시 반격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날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光潤社·고준샤)를 통해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창업가의 일원으로서 신 이사장의 구속 사태를 매우 중대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는 한 개인의 형사책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롯데그룹 경영체질, 법규 준수 체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롯데의 기업가치를 지키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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