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연제련’과 함께 영풍그룹의 양대 사업으로 꼽히면서도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전자부품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비쳐지고 있다.
◆코리아써키트ㆍ테라닉스 대표이사 신규선임
31일 금융감독원 및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장 회장은 지난 26일 영풍그룹 계열의 PCB 업체인 코리아써키트의 대표이사에 신규 선임됐다. 또 같은날 코리아써키트 계열(지분율 50.59%)의 동종업체인 테라닉스의 대표이사에도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재계 43위(2007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등 지정’ 총자산 기준, 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등 포함, 4조4000억원) 영풍그룹은 22개(7월2일 기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전까지 장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아왔던 계열사는 영풍이 유일하다. 이 외에 고려아연을 비롯해 11개 계열사의 등기이사를 겸직하고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PCB 계열사들의 대표이사직을 잇따라 맡은 것은 그만큼 이례적이다. 이를 놓고 그룹의 전자부품 사업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고려아연ㆍ영풍 아연제련시장 독보적
영풍그룹은 고려아연과 영풍을 양대 축으로 국내 아연제련 시장의 절대강자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매출 2조1525억원, 순이익 4245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는 각각 6440억원, 1163억원에 이르고 있다. 영풍 또한 지난해 7694억원, 1136억원에 이어 1분기 각각 2344억원, 579억원을 기록했다.
두 계열사는 지난해 국내 시장점유율 81%를 차지했다. 그만큼 영풍그룹에서 아연제련 부문은 확고부동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반면 양대 사업 중 하나인 코리아써키트, 인터플렉스, 영풍전자, 테라닉스 등의 PCB 부문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영풍그룹은 또 지난 1995년 연성PCB 업체인 유원전자(현 영풍전자)를 인수하며 PCB 사업에 뛰어든 데 이어 지난 2005년 2월에는 코리아써키트를 전격 인수, 전자부품업계의 강자로 떠올랐다.
◆부진 지속 PCB 부문 경쟁력 강화 신호인가 관심
하지만 PCB 부문의 대표 계열사인 코리아써키트는 지난해 매출 1798억원에 순손실 101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53억원 적자를 냈다. 인터플렉스와 영풍전자 역시 지난해 73억원, 85억원의 순손실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나마 테라닉스가 매출 523억원에 16억원 정도의 흑자를 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너가 직접 계열사들의 대표이사까지 맡고 나선 것은 그만큼 향후 경쟁력 강화의 신호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코리아써키트 관계자도 “PCB 사업은 아연제련과 함께 영풍그룹의 양대 사업으로 꼽히면서도 아직은 비중이 작다”며 “앞으로는 오너가 전자부품사업의 경영 현안들을 일선에서 직접 챙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풍그룹은 펌프 밸브제조업체 영풍정밀, 무역업체 서린상사, 서울 종로에 위치한 영풍문고, 코리아니켈, 영풍개발, 고려중장비,서린유통, 서린정보기술, 고려에너지, 에스티아이, 케이지엔지니어링, 클린코리아, 유미개발 등의 계열사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