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대도시 쏠림 여전...지역 편차 매우 커

입력 2016-07-0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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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간호대학의 신증설 및 정원 확대에도 불구하고 간호사들의 대도시 쏠림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8일 대한간호협회가 통계청의 ‘2014 지역별 의료인력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활동 간호사 1명당 담당 인구수의 지역별 편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 증평군의 경우 5795명으로 전국 평균(343명)의 17배, 경기 과천시 12배(4127명), 충남 계룡시 6배(2028명), 경기 양주시(1757명)ㆍ충북 진천군(1671)ㆍ경기 하남시(1618명) 등이 각각 5배 이상 많았다. 이들 지역의 경우 활동 간호사 1명당 담당인구수가 평균 890명으로 전국 평균인 343명을 3배 가까이 웃돌았다.

정부는 최근까지 간호사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 아래 간호교육기관 수를 크게 늘려 현재 전국에는 203개의 간호학과가 설치돼 있다.

문제는 정원이 증가하거나 신설된 간호학과 대부분이 활동 간호사 수가 부족한 94개 시군구 인근에 속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역으로 취업하기 보다는 근무환경과 여건이 나은 수도권으로 취업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 의료기관에 종사하고 있는 간호사 수는 약 15만 명인데 지난 7년 간 간호대학생 정원이 7000명이 증가해 내년부터는 매년 2만 명 이상 간호사가 배출될 예정이며, 이미 배출된 간호사 수도 양적인 측면에서 간호사 공급은 절대로 부족하지 않다”며 “다만 기존의 경력 간호사들이 높은 노동 강도, 지방 중소병원의 낮은 처우,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근무환경 등으로 사직하고, 신규 간호사들이 이 같은 의료현장에 적응하지 못해 조기에 퇴출되는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의 간호사 근무여건 자체가 워낙 열악하기 때문에 간호대학생들은 처음부터 처우와 근무환경이 보다 나은 상급종합병원의 취업 대기자로 2년을 기다리기도 한다”며 “상급종합병원의 대기발령 문제도 간호사 수급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규 간호사들의 대기발령(waiting)은 상급종합병원들이 한 해 동안 필요한 예상 인력을 한꺼번에 뽐은 후 ‘대기’를 걸어 놓고 인력상황에 맞춰 순번대로 정식 발령하는 행태를 말한다.

간호협회가 지난 2009년 졸업한 전국 90개 간호대학 801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간호(학)과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93%인데 반해 평균 1년가량 대기 발령으로 있는 예비 간호사들이 전체 신규취업자의 3명 중 1명인 33%에 달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형병원 간호사 대기발령 관행은 ‘나비효과’를 일으켜 고스란히 중소병원들의 간호사 인력부족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소병원에서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로 인해 인력 쏠림이 더욱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향후 인구구조 변화와 만성질환의 증가를 고려할 때 간호사의 수요 증가는 자명하므로 간호사 수급 불균형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간호협회는 “간호학과를 신설하거나 입학정원을 늘리는 단기적인 처방이 아니라 간호사가 현장에서 지속적 근무가 가능 한 정책 개발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정 기간 의료취약지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하도록 하는 공중보건장학생제도와 함께 간호대학에 재학 중인 남자학생들의 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중보건간호사제도를 함께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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