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동네 땅값이 평당 4천만원이라니----

입력 2016-07-08 12:55 수정 2016-07-0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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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서울숲 주변 허름한 주택 매물 품귀

『최영진 대기자의 현장분석』

요즘 관심을 끌고 있는 서울 성수동 카페거리를 둘러봤다. 뚝섬역사거리에서 성동구민종합체육센터가 있는 대로변은 새로운 상권으로 탈바꿈 중이다. 특히 성수1가2동 주민센터 주변은 예쁘장한 간판을 건 카페와 음식점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점차 상권이 확대되는 형국이다. 대로변에서 이면도로 쪽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서울숲 공원과 접해있는 서울숲 2길은 대로변 입구에서 점차 안쪽 후미진 곳까지 조그마한 상가들이 속속 들어서는 분위다. 이곳 주택은 전용주거지역이어서 대개 2층 규모다. 간혹 1층짜리도 눈에 띈다. 이면도로 1층이 상가로 바뀌고 있다.

왜 이곳이 새로운 카페거리로 변모하고 있을까. 서울숲 영향이 크다. 휴일에 이곳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이곳의 팔자가 달라졌다. 조용하던 주택가가 33㎡(10평) 남짓한 작은 상가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한적했던 주택가가 반짝이는 진주로 변신 중이다.

분위기가 이렇게 되면 부동산값은 당연히 치솟게 돼 있다. 대로변은 3.3㎡당 7000만원 대이고 성수중학교 후문 구석도 이면 도로에 접한 곳은 4000만원을 호가한다. 골목집도 3500만~3700만원대다.

생각보다 비싸다. 그런데도 매물이 없다.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생각하고 팔려고 하지 않는다.

성수부동산 서미경 사장 얘기다. " 투자자들이 종종 찾아오지만 매물 자체가 없어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 "올해 초만 해도 가끔 매물이 나왔으나 요즘은 도로에 접한 1층을 상가로 만들려는 사람만 간혹 오간다."

이곳의 땅값은 2008년 서울숲 내 상업용지 분양을 계기로 치솟기 시작했다. 최고급 아파트로 주가가 높은 한화갤러리아 포레 부지 가격이 3.3㎡당 5600여 만원이었고 부영이 호텔건축을 추진 중인 1구역은 7700여 만원이었다. 그러니 조용하던 주변 땅값이 들썩거릴 수밖에.

여기다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한강르네상스 계획을 발표해 땅값을 더욱 부채질했다. 허름한 단독주택가도 깔끔한 아파트단지로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가 영향을 줬다.

이렇게 땅값이 오르면 수익성은 있을까. 없다.투룸 4 가구짜리 주택이라고 해도 월세가 60만원이어서 연간 임대료 수익은 2800만원 정도다. 대지 130㎡(40평)규모 주택가격이 16억원 선이니 수익률은 2%도 안나온다.보증금을 감안해 계산한 수치다. 각종 공과금과 비용 등을 고려하면 정기 예금보다 못하다. 오로지 땅값 상승만 기대할 뿐이다.

1층을 상가로 만들 수 있는 곳은 좀 낫다. 상가 임대료는 33㎡ 기준 보증금 1000만원에 월 100만~120만원 선이다. 큰 도로변은 이 보다 훨씬 비싸다. 인적이 드문 후미진 곳이라도 이정도 수준이다.

한 가게 주인에게 물었다. "손님이 없어 임대료 내고 나면 남는게 있느냐" 대답은 이렇다. "장래를 보고 미리 선점하려고 들어왔다"

서울숲은 생각만큼 이용객이 많지 않다. 겨울과 초봄은 동네 사람만 간혹 드나들고 있다는 게 한 주민의 말이다. 평일에도 한적하다. 공원 한가운데 있는 매점은 초라하다. 위치는 기막힌데 손님이 없다.

이는 서울숲 이용자의 규모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현재 수준으로는 수익에 비해 투자비가 너무 크다. 투자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수익률에 따라 매입 가격을 정하는 '수익 환원법'을 철저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을 듯 싶다.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임대료를 올리면 세입자는 다른 곳으로 떠나게 된다. 성수동 일대 카페거리가 조성되고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싸기 때문이다.

이런 밸런스가 깨지면 성수동 카페거리도 쇠퇴하게 된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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