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절벽 한국경제, 활로 찾자] ‘성장 정체’ 적신호… ‘성장동력’ 찾기 머리 싸맨 기업들

입력 2016-07-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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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시리즈를 시작하며

국내 주요 산업현장과 경제 전반에서 이상 신호음이 들려오고 있다.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주력산업은 경쟁력이 약화하거나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로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국내 경기는 내수침체에 더해 수출부진까지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터져 나온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우리나라는 물론 글로벌 경제 전반을 흔들면서 하반기 수출 전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정부가 성장절벽 해법으로 다양한 방안들을 제시했으나, 근본적으로는 기업들이 신산업과 신시장을 창출하는 등 변화가 필요하다. 성장 정체 돌파구를 찾는 국내 산업별 주요 기업들이 어떤 변화를 모색하는지 살펴본다.

국내경기 저성장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산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욱 악화됐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3.1%의 성장률을 예고했지만 올해 1분기 실물경제의 부진이 이어지자 전망치를 낮췄다. 그러나 이 전망치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전제한 것으로, 이를 배제하면 전망치는 2.5∼2.6%까지 떨어진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6%, 한국경제연구원은 2.3%까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려 잡았다.

2%대 경제성장률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주력산업의 경기 회복은 하반기에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달 개최한 ‘2016년 경제·산업전망 세미나’에 따르면 업계 전문가들은 건설과 석유화학 분야를 제외하고, 수주절벽과 구조조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업을 비롯해 자동차·전자·철강산업이 하반기에도 계속 부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경기침체와 더불어 선진국의 보호무역 강화, 브렉시트라는 대외변수까지 등장하면서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국내 기업들 상황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2016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하반기 수출은 2605억 달러(약 302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0.9% 소폭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하반기 수출 반등에도 올해 전체 수출은 5020억 달러(약 581조 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4.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조선 등 주력 품목 대부분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속되는 저유가 기조 속에 세계 경기회복 지연, 국제금융 시장 불안 등이 겹친 데 따른 수출 단가 하락이 수출 부진의 주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국제무역연구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역 1조 달러를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기업들도 하반기 수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이 지난달 국내 605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2016년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EBSI) 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3분기 EBSI는 95.4를 기록했다. EBSI 지수가 100을 넘으면 전 분기보다 경기를 밝게 본다는 의견인데, 기업들은 2분기에 이어 3분기 역시 수출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많았다.

정부는 하반기 경기부양을 위해 10조 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고, 기업들이 선제·자발적으로 사업재편을 할 수 있도록 금융·세제·R&D 등 추가적인 지원 방안이 담긴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지만, 추경을 편성해 급한 불을 끄려는 모습이 지난해와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추경을 어디에다 쓰느냐가 관건”이라며 “구조조정 쪽에 투자를 쏟는 것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를 보고 신산업 육성 쪽에 우선순위를 두고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기업들이 현재 상황에서 변화와 혁신을 외치고 있는데 실제 기업 수준에 맞는 혁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단기적 결과에 집착하는 손쉬운 혁신이 아닌 장기적으로 미래 시장에 대비할 수 있는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종 한국경제연구원 산업연구 실장은 “하반기 성장절벽에 대응하려면 기업들은 내실을 강화하고, 무엇이 성장 가능성 있는 사업인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다변화를 시도해 기존의 사업권을 벗어나 새로운 사업권에 진출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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