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찜통더위와 오락가락하는 비로 불쾌지수가 높은 요즘은 한창 휴가 계획을 짜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1년에 며칠 되지 않는 휴가가 그 날과 겹친다면? 여성으로서는 반갑지 않은 일이다. 휴가를 준비하는 여성이라면 수영복, 비키니 몸매를 위한 다이어트 외에도 체크리스트가 하나 더 있다. 휴가 일정과 생리 주기를 체크해 생리일을 미리 변경해 놓는 것이다. 생리 기간과 휴가가 겹친다고 휴가를 바꾸기는 어렵다. 물놀이 때 탐폰을 선호하지 않고, 생리통이 심해 심신의 컨디션 조절이 필요하다면, 피임약을 이용해 생리 일정을 지연시키는 등 생리기간을 미리 조절해 놓는 것이 편하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 상담의로 봉사 중인 필자는 휴가를 준비하는 이맘때면 인터넷에 피임약 복용에 대한 질문 건수가 확연히 늘어나는 것을 느낀다. 피임약을 처음 복용해 보거나, 생리 지연을 위한 피임약 사용을 상담하기 위해 진료차 방문하는 여성도 평소보다 많다. 피임약을 이용해 생리일을 지연시키려면 최소한 생리 예정일 5일 전부터는 피임약을 먹어야 하며 원하는 시기까지 하루 1알씩 정해진 시간에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생리를 미룰 수 있다.
그러나 임의로 피임약을 복용하면 피임 효과는 물론 생리 지연 효과도 얻을 수 없으므로, 본인의 생리 주기를 계산해 계획적으로 복용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피임약의 복용 방법을 모르겠다거나, 어떤 약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지 망설여진다면 산부인과나 여성의원을 방문해 자신의 평소 생리양상이나 라이프스타일 등을 고려해 적합한 피임약을 처방받고, 복용방법도 교육받는 것이 도움 된다.
또한, 피임약에 따라 포함되어 있는 호르몬의 종류와, 양에 따라 피부나 체중, 생리증상 개선 같은 부가적인 효과 면에서 차이가 크다. 체중 증가에 민감하고 생리 주기에 따른 여드름 등 예민한 피부를 가졌다면 여성의원 상담 후 피임약을 처방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글. 조병구 노원에비뉴여성의원 원장
(현)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공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