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제2 여성총리 시대] ③‘제2의 대처’ 메이는 어떤 인물?

입력 2016-07-1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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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주의적 개혁가라는 평가…5선 경력 중진 의원ㆍ영국 최장수 내무장관

▲테레사 메이 영국 신임 총리. 출처 테레사 메이 웹사이트
▲테레사 메이 영국 신임 총리. 출처 테레사 메이 웹사이트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로 위기에 빠진 영국이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다시 여성 총리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캐머런의 뒤를 이어 총리에 공식 취임하게 된다.

영국 최고 수장에 오르는 영광을 얻었지만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최소화해야 하는 등 메이는 ‘독이 든 성배’를 든다고 할 정도로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됐다. 그만큼 메이의 리더십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할 수 있겠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7일자 기사에서 메이를 ‘실용주의적인 개혁가’라고 평가했다. 이민정책 강경파, 유럽에 대해서는 중도파, 자유주의적인 현대화주의자 등 다양한 평판이 있지만 정치적으로 메이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처럼 이데올로기를 내세우기보다는 실용주의적 접근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FT는 메이가 2002년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일부 사람이 우리를 고약한 정당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경고한 일을 상기시키면서 이는 그의 자유주의적인 개혁 성향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메이는 경찰의 검문검색에 손질을 가했으며 의회에 더 많은 여성이 진입해야 한다는 캠페인을 벌였다. 미국 군사 컴퓨터망을 침입한 자국 해커의 미국 송환을 거부하기도 했다.

EU에 대해서는 중도주의적인 태도를 보여 브렉시트 찬성파와 반대파 모두로부터 신뢰를 얻었지만 이민정책에는 완강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성공회 목사의 외동딸로 태어나 옥스퍼드대에서 지리학을 전공했으며 대학 졸업 후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에서 사회생활의 첫 발걸음을 뗐다. 금융분야 컨설턴트로 일하다가 지난 1997년 잉글랜드 남동부 버크셔 선거구에서 하원의원에 처음 당선되면서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5선의 20년 하원 경력에 빛나는 보수당 중진으로 일찌감치 영국 차기 총리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혀왔다. 그는 2010년 보수당 출범 이후부터 내무장관을 맡아 영국 최장수 내무장관이기도 하다.

2007년 암살당한 베나지르 부토 파키스탄 전 총리와도 깊은 인연이 있다. 대학 시절 둘은 절친한 친구 사이로, 메이에게 남편 필립 존 메이를 소개한 사람이 바로 부토였다.

향후 영국의 EU 탈퇴 협상을 진행하는 가운데 메르켈과 정면 승부할 수 있는 유일한 인사로 꼽힐 만큼 강단 있는 성격을 인정받고 있다. 다만 메르켈과 달리 호피 무늬와 하이힐 등 화려한 패션을 좋아하고 특히 신발 애호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메이가 심한 모략이 펼쳐지는 당내 분쟁에 거리를 두고 있어 폭 넓은 지지를 확보할 수 있었지만 “속내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성격은 딱딱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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