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환의 돈이야기] ‘샐러리맨’은 로마군인 급료인 소금서 유래

입력 2016-07-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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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이철환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이철환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돈의 개념은 기원전 3200년경, 메소포타미아문명에서 처음으로 탄생했다고 한다. 메소포타미아문명에서 통용된 ‘세겔(shekel)’은 원래 보리의 양을 의미했다. 이는 통화 단위뿐만 아니라 무게 단위로도 사용됐다.

고대 바빌로니아 왕국의 6대왕 함무라비는 최초로 금융규제 조항을 공포했다. 기원전 1750년경 함무라비법전을 만들어, 부채의 이자와 벌금의 납부를 규정했다. 또 중국에서는 기원전 1000년대 조가비가 화폐로 사용된 기록이 나온다.

한편, 돈의 발전 과정은 처음 물품화폐에서 시작된 이후 금속화폐와 종이돈을 거쳐 이제는 점차 전자화폐와 가상화폐로 발전해 가고 있는 중이다.

화폐가 나오기 전인 아주 오랜 옛날에는 각자 자기가 필요한 물건들을 직접 만들어 썼다. 그러다 점차 생산력이 늘어나자 자신이 사용하다 남은 물건을 다른 사람이 사용하고 남은 물건과 바꿔 쓰기 시작했다. 이처럼 물물교환이 빈번해지자 사람들은 서로가 원하는 물건의 종류, 품질, 양을 측량하기 힘들고 또 운반상의 불편함을 느끼게 됐다.

이에 곡식이나 가죽처럼 생활필수품을 물품화폐로 사용했다. 그러나 이런 물품은 생산량에 따라 가치가 바뀌기 때문에 나중에는 비교적 가치가 일정하고 보관과 운반이 쉬운 조개껍질, 옷감, 농기구, 장신구 등을 돈으로 사용했다. 이런 것들을 ‘물품화폐’ 또는 ‘자연화폐’라고 한다.

이 시기에 좀 더 구체적인 화폐로 쓰인 것은 소금이었다. 소금은 AD 1세기까지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화폐로 쓰였으며, 로마군인에게 지급된 급료이기도 했다. 오늘날 샐러리맨(salaried man)의 어원도 바로 이 소금(salt)에서 유래한 것으로 본다.

그 이후 금속제련 기술과 수공업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금·은·동의 유통량이 많아지게 되면서 이들이 보편적인 돈의 역할을 했는데, 이것이 ‘금속화폐’다.

그러면 세계 최초의 금속화폐는 무엇이었을까. 공인된 세계 최초의 화폐는 기원전 7세기 오늘날의 터키 북서부 지역에 위치했던 리디아 왕국에서 발행된 주화다.

당시 발행된 세계 최초의 주화 ‘일렉트럼 코인’은 금과 은의 합금으로 된 달걀 모양을 하고 있었고 동물 그림이 각인됐다. 오늘날 ‘리디아의 사자’로 알려진 이 돈이 세계 최초의 동전으로 간주된다. 이 동전은 당시 정복전쟁에 동원된 그리스 출신 용병들에게 급료를 지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이후 동전의 생산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화폐 주조소 또한 점차 체계적인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이것이 그리스와 로마 제국으로 이어지게 됐다.

그리스문명을 계승한 로마제국은 단일통화를 사용했다. 제국의 경영에는 막대한 경비가 소요됐는데, 특히 군인들에게 보수를 지급하는 수단으로 화폐가 요긴하게 사용됐다. 동아시아에서는 기원전 3세기 중국의 최초 제국인 진(秦, Chin)에서 발행한 엽전이 각국으로 퍼져나갔다.

경제 규모와 돈의 유통량이 절대적으로 커지게 되자 더 이상 금속화폐만으로는 감당하기가 어려워졌고, 마침내 종이화폐가 등장하게 된다.

처음 단계에서는 금·은 등의 본위화폐 기능을 보충하는 동(銅), 알루미늄, 니켈, 주석 등의 보조화폐를 발행했다. 이들은 금과 은 등 본위화폐와는 다르게 소재가치 이상의 액면가치가 부여된 점에서 특색이 있다. 그러나 이 또한 금속화폐의 한 종류로 금속화폐가 지닌 한계를 벗어나기 어려웠다.

결국 정부의 권위를 배경으로 한 화폐가 등장했는데, 이것이 바로 종이화폐다. 이 종이화폐 외에도 은행권, 어음, 수표 등이 보조화폐로 활용되고 있는데, 이들을 총칭해 신용화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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