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차기 사장 자리, 지원자 몰린 이유는?

입력 2016-07-1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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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의 차기 사장 선임이 건설업계 최대 관심사다. 무려 30여 명에 가까운 지원자가 차기 사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내부 임원은 물론 타 건설사 임원, 대우건설을 졸업한 OB들, 공기업 임원까지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는 대우건설 재공모에 이처럼 많은 지원자가 몰린 데 대해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는 지난 10일 현 대표이사인 박영식 사장과 이훈복 전무 등 후보 2명에 대한 최종 면접과 사업계획 프리젠테이션을 실시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5명으로 구성된 사추위는 면접이 끝난 뒤 바로 최종후보를 선정할 방침이었으나 프리젠테이션 내용이 방대하다는 이유로 결정을 미뤘다. 회사 측은 이후 유능한 경영인을 선임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신임 사장 재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기존의 내부 후보에서 바깥으로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의도였다.

지난 8일 마감한 사장 공모에서 지원서를 낸 후보자는 약 30명. 현재 대우건설에 몸담고 있는 임원은 물론 대우건설을 졸업한 OB진, 비 대우건설의 출신의 타사 임원, 공기업 임원까지 지원했다.

건설업계는 대우건설 재공모에 이처럼 많은 지원자가 몰린 데 대해 대우건설이 건설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기업적 특성, 연봉 등 다양한 안팎의 요인이 동기부여로 작용했을 것으로 봤다.

가장 큰 요인은 기업의 경쟁력과 안정성이다. 대우건설은 작년까지 6년 연속 민간주택 분양 실적 1위를 기록해 왔다. 지난 10여 년 동안 2008~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주택공급이 1만 가구 밑으로 떨어진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 2만 가구 이상의 신규주택을 공급했다. 특히 2014년 1만 8490가구로 공급물량이 줄었던 대우건설은 지난해 4만 2168가구까지 신규공급을 확대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대우건설의 최근 5년간 시공능력평순위는 2011년 6위로 밀려난 것을 제외하면 줄곧 3~5위권을 지키고 있다.

수주 실적 역시 지난 10여 년간 상위권을 뺏기지 않고 있다. 국내 수주에서 8조원 안팎을 유지해 온 대우건설은 지난해 10조원을 웃돌았고, 해외수주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제외하면 적게는 3조원 후반, 많게는 6조원을 무난히 넘겼다.

수주잔고 역시 올해 1분기 기준 국내와 해외가 각각 28조 4660억, 9조 8740억원으로 총 38조 3400억원에 달한다. 사업장은 국내와 해외가 각각 83곳, 21곳으로 모두 104곳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일반적으로 건설업의 지속 능력과 가치 판단은 수주 능력과 가능성으로 통한다. 건설업 본연의 업무인 수주 가능성이 안정적인 경영과 기업의 미래 가치를 보장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만큼 대우건설이 건설업계에서 차지 이같은 위상이 후보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연봉 역시 동기부여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박 사장의 연봉은 7억 3200만원. 이 중 기본급여와 상여금이 각각 5억 3000만 원, 2억 200만 원을 차지한다. 이는 같은 기간 삼성물산 최치훈(20억1800만원)사장, 정수현 현대건설(9억5400만원) 사장에 이어 건설업계 상위 세 번째 수준이다. 박 사장은 지난 2014년에도 7억원이 웃도는 수준의 연봉을 챙겼다.

또한 오너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점도 지원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우건설을 포함해 현재 10대 건설사의 CEO는 대부분 전문경영인이 맡고 있다. 과거 건설사들이 오너와 전문경영인을 투톱을 내세웠다면 최근에는 대부분 전문경영인 원톱 체제로 굳혀졌다. 그러나 이 역시 한계는 있다. 전문경영인체제가 의사결정을 과감하게 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오너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영덕 건설사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이 매출규모는 크지만 예전과 달리 내부적으로 당기순이익이나 영업이익이 높은 업종은 아니어서 그룹 계열사에서 목소리가 작아진 게 사실"이라며 "대우건설은 현재 독자적인 건설기업이기 때문에 건설업을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사업과 6000여 명의 직원을 진두지휘하는 자리에 오르는 만큼 해결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 건설업계가 공통적으로 당면한 문제이긴 하지만 부진한 해외사업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속도가 나지 않는 사업장의 사업 결과도 만들어내야 한다. 산업은행이 주가부양이 가능한 인물을 찾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경영을 기본으로 한 주가 회복도 최대 과제 중 하나다.

현재 대우건설 사추위는 후보자 모집을 마감하고 차기 사장 선임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조만간 후보 압축과 면접을 거쳐 사장 선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업무공백을 위해 박영식 사장의 체제가 당분간은 유지되지만 사추위는 사장 선임에 속도는 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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