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학중의 가족 이야기] 부부가 함께 자전거를!

입력 2016-07-14 10:43 수정 2016-07-1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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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자마자 창밖을 보니 자전거 타기에 최적의 날씨였다. 비 온 뒤의 상쾌한 공기에, 해도 없었다. 간단하게 고양이 세수를 한 다음 자전거를 끌고 바로 밖으로 나갔다. 신문을 뒤적이고 자전거 전용 옷과 배낭, 물을 챙기느라 미적거리다 보면 비가 쏟아지기도 하고 해가 쨍쨍 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타이어 공기도 미리 확인하고 브레이크도 점검해 두었기에 안심이 되었다. 집 앞에 있는 탄천의 자전거도로에 나오니 공기가 얼마나 상쾌한지, 왜 진작 자주 나오지 않았던가 후회가 되었다. 이른 아침인데도 운동하러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부부, 모녀,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까지….

한때는 자전거로 서울에서 미시령을 넘어 속초까지 달리기도 하고, 제주도 일주를 한 적도 있다. 그런데 요즘 들어 한동안 자전거를 타지 않았다. 함께 타자며 아들 녀석에게 사준 자전거도 잠자고 있다. 아내에게도 오래전 자전거를 선물했지만 자전거 타기를 무서워해 창고 안에 방치돼 있다.

시간이 나는 대로 아내와 함께 걷고 있지만 바람을 안고 달리는 상쾌함은 걷기와는 다른 자전거만의 매력이다. 체중을 안장에 싣고 타는 운동이어서 무릎 관절에도 큰 무리가 가지 않는다. 경치를 구경하며 달리는 속도감도 있어서 지루하지도 않을뿐더러 근력을 키우거나 심폐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너무나도 잘 닦여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자전거를 함께 타자고 요즘 아내를 꼬이고 있다. 얼마 전에는 창고에 있는 아내의 자전거를 꺼내 세차도 하고 타이어와 브레이크, 후미등을 교체한 뒤, 더위와 장마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자전거 타는 이들이 늘면서 사고도 많아진 탓인지 아내는 여전히 겁을 낸다. 그러나 기본적인 안전 수칙만 지키면 사고는 예방할 수 있다. 헬멧과 장갑을 착용하고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속도를 지키면 큰 사고는 피할 수 있다. 그리고 처음부터 고가의 자전거를 기웃거리거나 자전거 용품에 욕심을 내는 것은 금물이다. 선수도 아닌데 비싼 기능성 옷이나 고글, 신발에 너무 많은 돈을 들일 필요도 없다.

부부가 각자 좋아하는 운동을 하는 것도 좋지만 함께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면 건강뿐만 아니라 부부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혼자 하는 헬스나 수영, 마라톤도 좋고 등산도 권할 만한 운동이다. 하지만 탁구나 배드민턴, 스포츠 댄스처럼 부부가 서로 대화도 나누면서 교감할 수 있는 운동은 부부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장마가 지나면 자전거를 함께 타기로 아내와 약속했다. 사람들이 많이 안 다니는 한적한 길에서 기본적인 것부터 가르쳐 주기로 했다. 아내가 겁을 내지 않을 쉽고 안전한 코스, 자전거를 타다가 차 한잔 할 수 있는 예쁜 카페나 맛집까지 겸비한 길을 미리 봐 둘 예정이다. 혼자 타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아내와 함께 타는 자전거는 지루하지 않아 더욱 즐거울 것이다. 걷기는 1시간에 4㎞ 정도밖에 못 가지만 자전거로는 한 시간에 20㎞ 정도를 달릴 수 있으니 연습만 하면 아내와 반나절 소풍도 즐길 수 있다. 코스모스가 만발한 가을 길을 아내와 즐겁게 달리다 보면 우리의 부부 농사에도 풍년이 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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