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확정된 지난해 예산안은 총수입 382조7000억원과 총지출 376조원으로 편성됐으며, 경제 활력을 되찾기 위해 기존의 긴축재정에서 대대적 확대 재정으로 변화를 꾀했다. 이는 경제 부처의 적절한 예산 집행의 중요성이 커졌음을 의미했다.
이투데이는 이번 ‘2015회계년도 결산심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국회 예산정책처와 감사원에서 분석한 자료를 통해 기획재정위원회를 비롯한 경제관련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드러난 문제점과 개선안을 살펴 봤다.
◇기재부 세외수입 결손에 재정관리 실패… 국세청, 징세행정 강화 부작용=기획재정부는 우리나라 거시경제를 책임지며 재정정책을 총괄한다. 균형 잡힌 재정집행에 ‘컨트롤 타워’로서 책임을 지고 있다. 이번 예산처와 감사원의 결산심사 자료를 살펴보면 세수에서 재미를 봤지만 총수입이 축소된 추경예산에도 못 미치는 등 감소를 보이며 당초 재정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정부의 총수입은 356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보다 4.3% 증가한 수치이다. 하지만 추경예산대비로 5조8000억원 결손을 시현해 총수입은 4년 연속 예산대비 부족 징수를 기록했다. 이는‘국세외수입’에서 추가경정예산 161조9000억원 대비 8조원이 부족수납 됐기 때문이다. 특히 기재부 소관의 기업은행이 주식매각에 차질을 빚으면서 4000억원의 부족수납액이 발생했다.
기금수입은 130조2000억원으로 사회보장기여금(-2조4000억원), 재산수입(-2조4000억원), 관유물매각대(-1조1000억원) 등의 실적 저조로 당초 집행예산인 133조6000억원보다 3조4000억원이 적게 수납됐다.
감사원은 ‘결산검사보고’를 통해 2015회계연도 재정운영의 틀이 됐던 ‘2014~201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의 2015회계연도 관리재정수지의 당초 목표치가 33조6000원 적자(GDP 대비 -2.1%)였지만 실적치는 4조4000억원 악화된 38조원의 적자(GDP 대비 -2.4%)를 보였다고 밝혔다. 국가채무는 556주5000억원으로 전년도 503조원에 비해 53조5000억원(10.6%) 증가했다.
이 밖에 예산처는 기재부가 정부 입법을 위한 홍보비를 예비비 편성·집행한 것에 대해 요건에 부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일반국제금융기구 출연 사업’과 같이 대상과 목적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경우에 예비비 편성이 바람직함에도 기재부가 사업예산으로 편성해 불용된 사태도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해 만든 ‘외국환평영기금’을 통해 1조2000억원 규모의 해외 인수합병(M&A)대출사업을 추진했지만 올해 6월까지 집행실적이 없는 등 수요예측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세청은 조세행정의 강화를 통해 세수증대를 이끌었다. 하지만 예산처는 과세당국의 재량적 조세행정은 재정의 경기안정화기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현금영수증 제도의 경우 포상금 등 예산이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의무발급대상에 대한 교육·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공정위 과징금 환급액 축소… 금융위, 해양보증기금 자본금 형성 필요=공정거래위원회는 결산심사에서 예산처로부터 과징금 세입 편성의 정확성을 제고하고 과징금 환급액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세입 편성 단계에서 일관적이지 못한 기준을 적용하다 보니 정확성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또 재판 패소 등에 따른 과징금 환급 규모가 지난해 2572억원으로 과다하다는 점도 문제로 제시됐다.
공정위가 2014년에 행정소송을 대응하는 과정에서 작년도 변호사 선임료 예산을 끌어 지급한 것을 놓고 회계연도 독립의 원칙에 위배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예산처는 공정거래지원 사업의 목적과 성격, 담당부서 등이 4개의 내역사업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행정소송수행 사업 등을 분리하고 적정 성과지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위원회의 결산심사와 관련해 예산처는 안전설비투자 펀드의 목적이 기업 근로자의 작업환경 안전보다 국민안전 관련업종의 생산 활동 지원에 편중돼 있다고 평가했다. 안전과 관련성이 낮은 업종까지 지원을 과다하게 확대하고 있어 지원 대상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산처는 금융위가 해운보증기금의 자본금 마련을 위해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금융위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한국해양보증보험에 실시한 선출자 부담을 보전하기 위해 예산액 500억원 중 300억원을 산은과 수출입은행에 출자했다. 하지만 200억원은 불용했다. 정부가 민간자본 유치실적 부진을 이유로 정책금융기관에 대한 보전규모를 감소시키고 있어 우려가 제기됐다.
아울러 금융위 산하에 금융정보분석원(FIU)가 금융기관으로부터 제공받는 의심거래보고(STR)가 과다한 만큼,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STR 보존기간이 공소시효 중 최장기간인 25년으로 규정돼 있는 부분과 관련해 과도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으로 관심도가 높아진 한계기업에 대해서도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특히 정책기관별로 상이한 한계기업 분류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객관적인 현황 파악에 곤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