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독일 본사 임직원들을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최기식)는 지난 11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변호인을 통해 독일 폴크스바겐 본사 임직원 7명에게 출석 요청서를 보냈다고 14일 밝혔다.
출석 대상에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대표를 지낸 트레버 힐(54) 씨가 포함됐다. 검찰은 또 기술자와 엔진 개발자, 한국 지사의 인증ㆍ품질ㆍ판매 등을 관리했던 직원들에게도 출석을 요구했다.
검찰은 독일 본사의 지시 하에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배출가스ㆍ소음 시험성적서를 조작하고 소프트웨어 등을 교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핵심 범행은 독일 본사가 했다”며 “독일 본사에 대해 넋 놓고 있고 한국 지사만 나쁜 짓을 했다고 보는 건 사건의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법권이 미치지 않는 독일 지역 거주자들을 강제로 불러들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은 독일 수사당국에 형사사법공조를 요청하고 현지 수사를 주목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와 독일 당국 사이에 형사 사법 공조가 이뤄진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검찰은 폴크스바겐 사가 배출가스 조작 사실을 알고도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주주들에게 통보하지 않은 경위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2007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폴크스바겐 그룹 회장을 지낸 마틴 빈터콘과 헤르베르트 디스 전 영업이사를 포함한 24명이 수사선상에 올랐다.
검찰은 빠른 시일 내에 요하네스 타머(61) 대표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타머 대표가 골프 1.4TSI 배출가스 시험성적서 등을 조작하는 데 직접 관여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한편 검찰은 12일 배출가스ㆍ소음 시험 성적서 등을 조작해 인증을 받아낸 혐의로 인증담당 이사 윤모 씨를 구속 기소했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재직한 박동훈(64) 전 대표도 5일과 8일 두 차례 불러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