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운동장 개발 사업에 '시끌'…서울시 소통문제 또 논란

입력 2016-07-1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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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운동장 일대 마스터플랜 조감도
(사진제공=서울시)
▲잠실운동장 일대 마스터플랜 조감도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가 야심차게 준비 중인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개발사업이 벌써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 시가 탄천나들목의 절반을 폐쇄할 것으로 알려지자 송파구가 이에 각을 세우고 제동을 걸면서 사업진행에 난항이 예상된다. 시는 이번 탄천나들목 문제로 정책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논란에까지 휩싸였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13일 "서울시가 잠실 개발과 관련해 탄천나들목 네 방향 중 두 방향을 폐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종합운동장 야구장을 한강변으로 이전하기 위해 탄천나들목을 폐쇄하는 서울시의 교통계획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시는 국제교류복합지구 내 잠실운동장 일대를 전시·컨벤션, 스포츠, 공연·엔터테인먼트, 수변 문화여가 공간이 어우러진 글로벌 마이스 중심지로 조성하는 밑그림을 그려왔다. 이 중 하나가 야구장을 북서측 한강변으로 옮겨 한강을 배경으로 야구 관람을 할 수 있게 하는 계획이다.

시는 잠실운동장 자리에 전시·컨벤션 시설을 조성하고 올림픽대로를 지하화해 대규모 마리나시설과 수변 공간을 만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내놓은 교통대책 중 하나가 탄천나들목 절반을 폐쇄하는 것이다.

개발이 제대로 진행된다면 서울 동남권에는 잠실운동장 일대를 비롯해 코엑스와 현대차GBC 등 19만5000㎡에 달하는 초대형 전시·컨벤션 벨트가 형성된다.

송파구는 그러나 이대로 사업이 진행될 경우 잠실 주변은 교통지옥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송파구는 시가 올림픽대로 지하화가 아닌 잠실야구장 이전을 위해 탄천나들목을 폐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송파구 측은 "막대한 피해를 감수함면서까지 야구장 이전을 위해 탄천나들목을 폐쇄하는 것은 전시행정"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탄천나들목의 하루 통과 차량은 약 5만 7000여대다. 여기다 위례신도시, 문정도시개발, 동남권유통단지, 가락시장 현대화, 제2롯데 등 대규모 프로젝트들은 탄천동측도로 확장을 전제로 교통처리대책이 수립돼 이를 막을 경우 늘어난 교통량이 송파대로에 집중, 심각한 교통난이 벌어질 것으로 구는 보고 있다.

교통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탄천나들목 기능을 확대해 교통처리 효율을 오히려 높여야 한다는 게 송파구의 입장이다.

반면 시는 탄천나들목 구조 개선은 야구장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주장한다.

서울시 도시재생본부 동남권공공개발추진단 관계자는 "야구장을 한강변으로 이전해도 나들목 유지는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며 "다만 올림픽대로를 지하화 할 경우 나가는 출입구를 바꿀 수 밖에 없는데 이를 위해 탄천로를 조정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탄천나들목 폐쇄가 최종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교통영향평가 소위원회는 탄천나들목 유지여부를 현재 검토 중이지만 위원회 내에서도 폐쇄와 유지 의견이 엇갈려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교통영향평가는 오는 18일 소위원회 회의를, 20일에는 본위원회를 연다.

시는 이번 탄천나들목을 갈등으로 다시 한 번 소통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시가 강남구와 현대차 부지 개발 등 각 종 문제로 갈등을 반복해 온 데 이어 송파구와도 각을 세우는 것은 정책결정 과정과 소통방식에 확실히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송파구는 "시가 주민, 자치구와 소통을 하지 않는다"며 "계획·논의 과정에서 구의 입장은 제외됐다"고 말한 바 있다. 그동안 시가 주민들의 의견을 묻거나 주민설명회를 갖는 등 주민의견 수렴 단계를 단 한차례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문제가 제대로 봉합되지 않을 경우 시가 강남구와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처럼 송파구와도 감정싸움 등 비슷한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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