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이 미국 증시 입성 첫날부터 축포를 쏘아 올린 만큼, 이 의장의 글로벌 구상도 더 크게 그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라인의 공모가 3300엔(약 3만7900원) 기준으로 조달 가능한 금액은 1조3265억 원이다. 또 추가 배정 옵션으로 1989억 원의 자금조달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라인을 통해 조달 가능한 금액은 1조5000억 원대에 달한다.
ICT 업계는 이 의장이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자금을 집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라인의 서비스 역량을 강화해 일본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대만, 태국 등 동남아 지역의 지배력을 더 높이는 작업이다. 같은 맥락에서 이 의장은 라인 조달 금액 가운데 시설자금 1394억 원, 운영자금 2871억 원 등 총 4265억 원을 라인 메신저 서비스 개발에 투입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동시에 인수·합병(M&A)을 통한 글로벌 확장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라인은 아시아지역 이용자 수가 70%를 차지할 정도로 대륙별 편중 현상이 심하다.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지역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조치로 현지기업을 상대로 M&A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라인의 조달 금액에서 3839억 원을 타 법인 증권 취득에 사용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배경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라인의 해외 증시 상장은 거대한 자본과 브랜드를 앞세운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 더욱 기민하고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유력 자금 집행처는 신사업 분야다. ICT 업계에서는 이 의장이 5519억 원의 기타 자금을 활용해 신규서비스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에서는 조만간 ‘라인 모바일’로 알뜰폰(MVMO)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동남아시아에서는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나온다.
또 기타 자금은 상황에 따라 기존 투트랙 전략으로 잡은 M&A나 메신저 서비스 개발의 비중을 더 높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추가 배정 옵션에 따라 상장해 조달하는 1989억 원은 기존 자금 계획에 비례해 배분될 가능성이 높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라인이 미국 증시 입성 첫날부터 급등하면서 동남아지역에서 갖춘 라인의 인지도가 다른 글로벌 지역으로 확장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며 “추가적으로 글로벌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 실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의장은 강원도 춘천의 네이버 인터넷데이터센터 ‘각’에서 15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라인의 향후 사업 계획을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