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이 '품질경영'을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최근 자동차업계 주요 이슈로 부상한 브렉시트·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된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질적인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18일 오전 서울 양재동 본사에 전 세계 각지 해외법인장 60명을 불러 직접 회의를 주재했다. 매년 7월과 12월 두 차례 열리는 해외법인장회의는 정 회장의 발언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경영비전을 분석할 수 있는 자리다.
정 회장은 회의 석상에서 “어려운 외부 환경은 이제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며 “끊임없는 혁신만이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변화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시스템을 강화해, 시장 변화를 먼저 이끄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네시스 G80, G90의 성공적인 미국 런칭을 통해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브랜드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는 물론 생산, 판매 능력을 배가시켜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자”고 주문했다. 또 해외 현지시장 상황에 대한 점검 강화를 지시하고, △판매 확대 위한 글로벌 A/S 활성화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신차 마케팅 △멕시코 및 중국 창저우 공장의 성공적 가동을 주문했다.
정 회장의 이같은 주문은 올해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분석에서 출발한다. 글로벌 저성장이 고착화된 가운데 브렉시트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동차시장 변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도 주요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시장은 2.4% 성장에 그치며 지난해에 이어 2%대 저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상반기 유럽, 중국의 호조에 힘입어 2.5% 성장했지만 하반기에는 유럽, 미국 등 주요 시장 성장률이 전년동기 대비 하락하며 2.2%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상반기 9.1% 성장한 유럽시장은 브렉시트 결정 이후 소비 심리 위축으로 하반기에 0.7%밖에 성장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시장 성장률도 하반기 1.2%에 그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만에 최저 성장률인 연간 1.3%를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중국과 인도가 하반기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정부의 구매세 인하 정책으로 인해 하반기에 전년동기 대비 9.3% 증가하고, 인도도 금리하락 영향으로 8.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