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英 ARM 역대 최고가에 인수…IoT에 베팅, ‘신의 한 수’ 될까

입력 2016-07-1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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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프트뱅크가 18일(현지시간) 영국 모바일 반도체 설계 업체 ARM홀딩스를 243억 파운드(주당 17파운드)에 전액 현금으로 인수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회사는 성명을 통해 주당 17파운드에 전액 현금으로 ARM홀딩스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주 ARM 종가에 43%의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아울러 이번 인수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진두지휘한 인수·합병(M&A) 규모 중 역대 최대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특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영국 내 최대 인수·합병(M&A)이기도 하다.

손 회장은 M&A 시장에서 과감한 베팅으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소프트뱅크는 미국 4위 이동통신업체 스프린트와 일본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야후재팬을 산하에 거느리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00년에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 홀딩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해 현재 그 가치가 650억 달러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06년에는 적자에 허덕이던 보다폰 일본 법인을 150억 달러에 인수해 소프트뱅크를 일본 3위 이통사로 키웠다.

특히 이번 ARM 인수는 손 회장이 수주 전 자신의 후계자이자 글로벌 투자와 M&A를 주도했던 니케시 아로라와 결별하고 다시 최고경영자(CEO)로 일선에 서겠다고 밝힌 이후 첫 M&A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달 초 알리바바 지분 일부를 매각해 총 100억 달러를 조달하기로 했다. 또 겅호온라인 지분도 대부분 매각하는 등 스프린트 손실과 대규모 투자에 따른 부채 감축을 추진해왔다.

손 회장은 ARM의 성장 가능성에 다시 대규모 베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5년 전에 설립된 ARM은 현재 4000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반도체 설계 업체다. 스마트폰과 각종 서버 설계는 물론 가전제품과 연결하는 반도체를 디자인하는 업체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용 CPU(중앙처리장치)와 서버용 반도체 설계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데다 사물인터넷(IoT)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찌감치 업계에서 유망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ARM은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이 인수할 대상으로 점치기도 했다. 지난해 ARM 설계에 기반한 반도체 칩은 약 1500만 개 팔렸다. 이는 전년보다 300만 개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ARM은 애플과 삼성전자 퀄컴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 때문에 브렉시트 여파로 파운드화를 둘러싼 변동성이 커졌지만 이번 손 회장의 ARM 인수 결정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BGC 파트너스의 아미르 안바르자데 일본 증권 매니저는 “2013년 스프린트 인수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할 수는 없지만 이번 ARM인수는 손 회장이 향후 파운드화 회복세에 베팅하는 동시에 IT 업계에서 가장 명성 높은 기업에 베팅했다고 보고 있다”면서 “시장에서 이번 인수를 긍정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손 회장이 ARM의 인수를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전부터 고려해왔으며 브렉시트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인수 결심을 굳혔다고 전했다.

한편 소프트뱅크는 인수 이후에도 ARM의 영국 본사와 핵심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며 향후 5년 내로 영국 본사 인력을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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