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크라이슬러(FCA)가 판매대수 조작 혐의로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18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법무부와 SEC는 FCA가 차량을 소비자에게 인도해 거래가 끝나는 시점이 아닌, 딜러에게 인도하는 시점을 매출로 책정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법무부가 조사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간 후 FCA는 공시를 통해 딜러에게 차량을 판매할 때를 매출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당국의 조사가 최근 제기된 민사 소송에 국한된 범위에서 진행될지 아니면 FCA의 미국 영업망 전체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FCA는 지난 2009년 파산 이후 7년간 업계 최고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혀왔다.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가 2014년 미국 크라이슬러를 인수한 뒤 크라이슬러의 매출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회사는 올해 들어서도 미국 내 판매 성장률은 전년 대비 6%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FCA가 밝힌 판매 성장률에 대한 의혹은 연초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두 명의 미국 딜러가 FC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FCA가 자신들에게 거짓된 판매보고를 하는 대가로 돈을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딜러는 당시 소장에서 “FCA가 이러한 방식으로 매년 판매대수를 부풀렸으며 이를 통해 실제보다 더 경영성과를 만들어 낸 것처럼 꾸몄다”고 주장했다. 소송이 제기되자 FCA는 “회사에 불만을 느낀 두 명의 딜러가 만든 작품이상은 아니다.”라며 해당 혐의를 부인했다. 회사는 이들 딜러가 판매 실적에 따른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딜러들은 이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이번 조사로 해당 혐의가 인정되면 FCA는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로 물의를 빚은 후 15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수습비용을 떠안게 된 폭스바겐과 25년간 연비 조작한 사실이 밝혀진 일본 미쓰비시에 이어 3번째 완성차업체 사기 사건으로 기록된다고 CNN머니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