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자본확충은 기본적으로 재정의 역할이다”
19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지난 1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일부위원들은 이같이 밝혔다. 위원들은 “금융안정 책무를 보유한 한은이 국책은행의 자본부족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에 대비하는 비상계획, 즉 컨틴전시 플랜 차원에서 보완적·한시적 역할을 담당해 지원한다는데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금통위에서는 국책은행 자본확충 펀드 10조원을 캐피탈콜(소요 자금에 따라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로 지원하는데 만장일치로 의결한 바 있다.
이는 국책은행 자본확충 펀드가 국민동의 없이 발권력을 동원해 조선 및 해운 등 일부 부실기업에 지원키 위한 것이라는 비판을 의식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위원들은 실제 “금번 지원의 목적이 부실기업 지원이 아니라 국책은행의 자본부족으로 인한 국민경제와 금융시스템 불안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일각에서는 최종대부자여야 할 한은이 최초대부자가 됐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또 박승 및 이성태 전임 한은 총재들도 반대의견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위원들은 또 캐피탈콜 요건 강화도 주문했다. 위원들은 “국책은행 자본확충 필요성, 금융시장 불안 정도 등을 기준으로 설정해야하고 추후 대출 실행 시에 시장을 통한 국책은행의 자본확충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도록 시장 실세금리 이상의 금리를 적용하고 손실 최소화 장치 마련 등이 전제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이번 한은 대출금이 조기에 회수될 수 있도록 정부가 충분한 규모의 국책은행 출자, 펀드 보유자산의 처분 등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정책결정의 투명성과 절차적 정합성도 강조했다. 일부 위원들은 “국책은행 자본확충 관련 한은 지원의 기본 원칙을 대외적으로 공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