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샴페인 일찍 터트렸나…닌텐도 ‘포켓몬GO’ 광풍에 주가 추풍낙엽

입력 2016-07-20 08:52 수정 2016-07-2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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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후 이틀째인 19일 주가 곤두박질…닌텐도 일본증시 사상 최초 매매대금 7000억 엔 넘어

네이버 자회사 라인이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GO’ 광풍 탓에 상장 약발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불과 2거래일 만에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반면 포켓몬GO 제작사 닌텐도는 연일 상한가를 치면서 일본증시에 새 역사를 쓰고 있다.

라인은 지난 15일 도쿄증시 상장 당시만 해도 시초가가 IPO 공모가를 48% 웃도는 4900엔에 형성됐다. 시가총액이 1조 엔(약 10조7300억 원)을 넘었고 올해 IT 기업의 IPO 중 세계 최대라는 영예도 안았다.

그러나 도쿄증시 상장 첫날 종가가 시초가 대비 8% 하락하면서부터 암운이 드리웠다. 가격 변동을 부정적으로 인식한 투자자들로부터 거센 매도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설상가상,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포켓몬GO의 영향으로 자금이 닌텐도로 몰리면서 상장한 지 불과 2거래일 만에 주가가 큰 폭으로 빠졌다. 19일 라인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2% 급락한 3990엔으로 마감했다. 18일은 ‘해양의 날’을 맞아 휴장이었다. 라인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도 같은 날 뉴욕증시에서 10.1% 폭락한 36.53달러를 기록했다.

도쿄증시에서 이날 라인 주식 매매대금은 265억 엔(약 2844억 원)으로, 지난 15일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고 거래량도 70% 줄었다. 라인과 가상화폐 판매 대리점 계약을 체결한 애드웨이즈 주가도 17% 폭락하는 등 관련 종목도 일제히 주저앉았다.

투자자들은 미래 성장 전략이 보이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마쓰이증권의 구보다 도모이치로 선임 애널리스트는 “국내외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이나 스탬프 결제 시스템 강화 방안 등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반면 닌텐도는 투자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같은 날 닌텐도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4.4% 뛴 3만1770엔으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18% 폭등한 3만2700엔으로 6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포켓몬GO 덕분에 투자자들의 돈이 닌텐도로 집중됐다. 이날 닌텐도 매매대금은 7036억 엔으로, 도쿄증시에서 개별 종목으로는 사상 최초로 7000억 엔을 넘어섰다. 닌텐도는 도쿄증시 1부 전체 매매대금의 23%를 차지했다.

이미 닌텐도의 주가는 지난주에만 70% 상승해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기 쉬웠는데 매수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매매대금도 크게 늘어난 것이다.

닌텐도 시총은 4조5008억 엔으로, 4조 엔인 소니를 2년 만에 추월했으며 도쿄증시 1부 순위는 지난 15일의 19위에서 13위로 껑충 뛰었다.

포켓몬GO는 서비스 국가가 총 35개국으로 확대됐다. 미국 리서치업체 앱애니는 포켓몬GO가 각국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일제히 톱에 올랐다고 밝혔다.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재팬의 데라오 가즈유키 수석 투자전략가는 “닌텐도는 라인에 비해 성장성이 크고 주가수익비율(PER) 등의 투자지표로 봐도 아직 저평가된 느낌이 있다”며 주가 상승 여력이 더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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