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대규모 국실장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이와 함께 비(非)조사 정책 부문과 여성 인력 중심의 승진 인사도 실시했다. 이번 인사는 임기 후반기인 이 총재가 조직에 새바람을 불어넣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은은 22일 본부 국실장 26명 중 16명을 교체하는 등 인사를 실시했다. 통화정책국장에는 박종석 전 정책보좌관, 경제통계국장에는 정규일 전 국제협력실장, 커뮤니케이션 국장에는 하근철 전 제주본부장 등을 임명했다.
기획재정부에서 파견 온 김정관 전 금융시장국 자본시장부장은 조사국 국제경제부장으로 이동 배치됐다.
특히 이번 국실장 보임 인사에서는 40대 2명이 주요 실장에 발탁됐다. 장정석(47) 전 조사국 계량모형부장은 금융통화위원회 실장으로, 박찬호(49) 국제국 국제금융부장은 국제협력실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이번 인사로 본부 국실장에 신규 보임된 11명의 평균 나이는 51.5세다. 전체 국실장 26명의 평균 나이는 52.7세로 이전보다 1.7세 젊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주요 국장이 50년 후반~60년 초반에서 60년대 중후반으로 젊어진 것이 이번 인사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한은 역사상 두 번째 여성 간부도 나왔다. 전태영(51) 국고실장은 이번 인사에서 1급으로 승진했다. 그는 15일 퇴임한 서영경 전 부총재보에 이어 1급에 오른 두 번째 여성이다. 전 실장은 금융결제국, 발권국, 금융안정국 등을 거쳤다.
지방대의 약진도 눈에 띈다. 이번에 1급으로 승진한 7명 중 서영만(부산대) 금융검사실장과 이정(전남대) 국제국 부국장이 지방대 출신이다. 또 1급 승진자 중 신병곤 울산본부장과 이승헌 공보관을 제외한 5명이 비(非)조사ㆍ정책 부서 직원인 것도 이번 인사에서 눈여겨 볼 부문이다.
이 총재가 비주력 부서에서 더 많은 승진자를 뽑은 것은 조직 안배에 무게를 둔 것이란게 한은 안팎의 평가다. 지난 15일 임원으로 승진한 허진호, 전승철 신임 부총재보는 통화정책국과 조사국을 거친 인물들이다.
이번 한은 인사에서 승진자는 1급 7명, 2급 12명, 3급 18명, 4급 20명 등 모두 57명이다.
한편 이번 국실장 인사로 조정환 금융안정국장과 전경진 전산정보국장은 전문역으로, 장택규 커뮤니케이션국장은 연구지원반장, 이금배 재산관리실장은 경제교육실 교수로 각각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