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국내 첫 VR방 가보니… “진짜 같은 롤러코스터, 다리 후들거려요”

입력 2016-07-2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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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인근에 오픈한 'VR플러스 쇼룸'을 찾은 이용자들이 다양한 VR기기를 체험해보고 있다. ( 사진제공=VR플러스)
▲강남역 인근에 오픈한 'VR플러스 쇼룸'을 찾은 이용자들이 다양한 VR기기를 체험해보고 있다. ( 사진제공=VR플러스)

“실제로 놀이기구를 타는 것 같아 재미있었어요. 아직도 다리가 후들거리네요.(웃음)”

놀이동산에서 나온 대답이 아니다. 그렇다고 야외에서 자동차를 탄 것도 아니다. 바로 실내에서 가상현실을 체험한 어린이의 대답이다. 국내에도 일반인이 가상현실(VR)을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IT전시회에서나 체험할 수 있었던 한정적 기회에서 벗어나, 이제 VR를 도심 한복판에서 즐길 수 있게된 것. VR전문업체 ‘VR플러스’는 22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 VR방인 ‘VR플러스 쇼룸’을 오픈했다. 국내에서 VR방이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남역 인근에 오픈한 'VR플러스 쇼룸'을 기자가 직접 찾아 롤러코스터 콘텐츠를 체험해보고 있다. ( 조성준 기자 tiatio@)
▲강남역 인근에 오픈한 'VR플러스 쇼룸'을 기자가 직접 찾아 롤러코스터 콘텐츠를 체험해보고 있다. ( 조성준 기자 tiatio@)

◇VR기기 착용하는 순간 펼쳐지는 ‘신세계’= 23일 방문한 매장에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방문자들이 VR플러스 쇼룸에 들어서면 다양한 VR기기가 사람들을 맞이한다. 이곳에는 오큘러스 기반의 어트랙션 장비와 대만 HTC의 ‘바이브’ 등 총 11개의 VR 장비가 마련돼 있었다.

기자의 눈을 가장 먼저 사로잡은 것은 롤러코스터 체험 VR이었다. VR기기를 착용하고 자리에 앉자 마치 롤러코스터에 앉아 있는 듯한 화면이 시야에 들어왔다. 옆으로 고개를 돌리자 탁 트인 하늘이 눈에 들어왔고 뒤로 시선을 돌리면 롤러코스터의 뒷 자석이 보이는 등 360도 화면을 구현해 냈다.

열차가 출발하면 기자가 앉아있는 의자도 함께 움직인다. 높이 올라가는 순간 긴장할 틈도 없이 열차는 바닥으로 내리꽃힌다. 동시에 덜컹거리는 의자와 앞에서 나오는 바람은 실제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느낌이다. 평소 기자는 롤러코스터를 무서워하지 않았지만 이 날만은 달랐다. 분명히 실내이고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앞에 있는 안전바를 잡은 손에는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바이브 기기로는 FPS 장르 게임을 체험했다. 이번에는 VR기기와 함께 두 개의 장비도 함께 주어진다. 바깥에서 본다면 일반 리모컨처럼 보이지만 VR세계에서 이것은 총과 방패다. 클레이사격을 할 때처럼 떠오르는 표적을 총으로 쏴 맞히고 상대가 쏘는 미사일은 방패로 방어한다. VR플러스 쇼룸에서 다양한 장비를 체험한 전영환(9) 군은 “게임이지만 진짜로 하는 것처럼 떨리고 재미있었다”며 “하지만 약간 어지럽긴 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남역 인근에 오픈한 'VR플러스 쇼룸' 전경.( 조성준 기자 tiatio@)
▲강남역 인근에 오픈한 'VR플러스 쇼룸' 전경.( 조성준 기자 tiatio@)

◇VR방은 당분간 무료… “대표 콘텐츠 빨리 나와야”= 현재 VR플러스 쇼룸에는 총 30개 가량의 게임이 준비돼 있다. 모두 국내에서 심의심사를 마친 콘텐츠들이다. 매일 찾아와도 한 달 내내 다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황명중 VR플러스 이사는 “요일별로 하나씩 게임이 바뀌기 때문에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며 “앞으로 인증절차를 마치는 게임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VR방에서 콘텐츠를 즐기는 비용은 무료다. VR에 대한 전파인증이 완료되지 않은 까닭도 있지만, 가장 큰 목적은 국내 VR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다. 해외의 경우 VR방 요금은 국가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 10분가량에 5000~1만 원으로 책정돼 있다.

황 이사는 “한국이 IT강국이지만 VR산업은 해외에 비해 부족한 편”이라며 “VR산업은 게임 뿐만 아니라 교육, 관광, 의료부분에서도 큰 비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부분에 대해 성공시키기 위해 법적인 절차가 완료되면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라며 “VR산업에 자부심을 갖고 이를 널리 알리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VR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표 콘텐츠가 빨리 나와야 한다고 지적한다. VR플러스 쇼룸을 찾은 김동원(31) 는 “과거 PC방은 ‘스타크래프트’, 플레이스테이션방은 ‘위닝일레븐’이 산업을 성장시킬 정도로 대표적인 게임이 있었다”라며 “VR방의 성공 여부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미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대표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엠게임과 한빛소프트, 드래곤플라이, 조이시티 등 국내 업체들은 VR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게임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일부는 이미 개발을 완료해 상용화 버전으로의 출시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연내 VR게임을 출시해 VR방의 성장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황 이사는 “국내 업체들 역시 다양한 VR게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콘텐츠에 대해서는 앞으로 많은 부분에서 노력하고 연구·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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