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3시 최대 전력수요가 8050kW까지 오르면서 전력 운영 예비율은 10.3%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일일 최대 전력으로 사상 처음 8000kW를 돌파하는 것으로, 여름철 역대 최대였던 지난 11일 전력수요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11일 전력 수요가 7820만kW에 달하면서 예비율은 2년 만에 한 자릿수(9.3%)로 추락했다. 이어 지난 23일에도 오후 2시 5분 기준 전력수요가 6960㎾를 기록, 10.93%의 예비율을 나타냈다. 전력예비율은 생산된 전력 중 기업·가정에 공급하고 남은 것으로, 정부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필요한 예비율을 15%로 보고 있다.
지난해엔 최대 전력수요를 기록한 8월에도 전력 예비율은 16.5%까지 떨어지는 데 그쳤다. 하지만 무더위가 일찍 찾아온 올 여름은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며 냉방기기 가동이 크게 늘어 전력 사용량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전력 당국의 냉방수요가 예상치를 훨씬 웃돌고 있는 수준이다. 정부는 올여름 최대 전력수요가 사상 처음 8000만㎾를 넘어선 8170만㎾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절전 필요성은 더욱 커졌지만, 업소들의 ‘개문냉방’ 영업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한여름인 매년 7∼8월 개문냉방을 단속하고 있지만, 문을 열고 에어컨을 가동하는 업소는 줄지 않고 있다.
일시적인 수요 급증에 따른 전기 부족으로 갑자기 모든 전력 시스템이 정지되는 ‘블랙 아웃(대규모 정전)’ 우려에도 상점들이 문을 열고 냉방기기를 가동하는 이유는 손님을 더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또 지난 2년간 전력 사정이 나아지면서 전기 절약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아진 탓도 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해처럼 냉방 시 문을 열어둔 영업장을 단속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전력 수급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문 열고 냉방하는 업소 등에 대해 단속을 한다는 원칙 하에 ‘개문 냉방 영업 자제’를 권고할 뿐이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단속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