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청문회는 1시간 10여 분 가량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 대표, 정재균 부사장, 법무팀, 국내 대리 법무법인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
정 부사장은 이날 “모든 사태에 대해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있을 청문절차, 향후 환경부의 요청에 대해서 성실히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폭스바겐 측은 변호인단을 내세워 회사측의 입장을 적극 소명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폭스바겐측은 논란이 된 차량의 배출가스는 문제가 없고 다만 인증과 관련된 서류를 만들면서 실수가 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수 교통환경연구소장은 “(폭스바겐 측은) 배출가스에 대해서는 문제없고 다만 서류에 대해 부분적으로 실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며 “배출가스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니 행정 처분에 대해서 선처를 해달라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행정처분 대상 모델 중 상당수가 부품 조작이나, 성능미달이 아니라 통관 날짜 기재 실수 등 단순한 서류상 오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환경부는 이번 사태가 인증제도 자체를 흔드는 중대한 문제라고 판단, 관련법에 따라 충분히 행정처분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배출가스 저감장치 임의조작 및 시험성적서 조작 등이 적발된 모델에 대한 환경부 리콜 요구에 폭스바겐이 부실한 리콜계획서를 제출해 수차례 반려된 정황을 고려할 때, 강력한 행정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폭스바겐 주장은 이번 사태가 인증서류나 이런 것들이 단순 실수나 그런 것들에 의해서 비롯됐다고 주장하지만 인증 제도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문제가 내포돼 있다고 판단한다”며 “후속적인 조치는 청문회에서 폭스바겐에서 제출한 서류를 정밀 검토한 후에 최종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폭스바겐은 25일 정부가 인증취소ㆍ판매금지 등 행정처분을 예고한 79개 모델에 대한 매매 계약이나 신차 등록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까지 우리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 등 법적 조치까지도 검토하겠다고 하던 종전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이 향후 부과될 가능성이 높은 대규모 과징금 폭탄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8일 시행되는 개정 대기환경보전법은 인증 기준을 어기고 인증받은 업체에 대해 차종당 최대 100억원의 과징금을 물릴 수 있게 돼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32개 차종에 적용하면 최대 3200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오는데, 상한선이 업체 매출액의 3%인 만큼 약 1000억원이 실제 상한선이 될 전망이다.
환경부는 이날 폭스바겐 측의 소명에도 불구하고, 29일까지 인증취소ㆍ판매금지 조치를 확정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환경부의 최종 행정처분이 내려지더라도, 문제를 신속히 바로 잡아 곧바로 재인증 절차를 밟는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