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사 메이어, 회한의 야후 CEO 4년

입력 2016-07-26 10:13 수정 2016-07-2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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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전환 등 꾀했지만 광고사업 회생시키지 못해…투자회사 변모 야후에서 설 자리 없어

마리사 메이어가 무너져가는 야후를 살리겠다고 의욕적으로 뛰어든 지 4년 만에 씁쓸한 퇴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상징이었던 야후가 핵심인 인터넷 사업을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에 넘기면서 투자회사로 변모, 엔지니어로서 더 이상 그의 설 자리가 마땅치않다. 메이어는 핵심 사업 매각 이후에도 야후에 남아있겠다고 공언했지만 그의 미래는 불투명하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그는 25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개인적으로는 야후에 남을 계획”이라며 “나는 야후를 사랑하고 여러분들을 믿는다. 야후가 다음 장으로 나아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나에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과의 콘퍼런스 콜에서 그는 버라이존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에 대해 “이 지점에 오기까지 나는 정말로 헌신적이었다”고 모호하게 답했다.

야후 대변인은 “메이어가 야후 CEO로 있을지, 버라이존에서 새 역할을 맡을지, 아니면 물러날지를 지금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투자회사로 변한 야후에서 구글 서비스를 개발하던 메이어가 설 자리는 사실상 없다고 꼬집었다. 야후에서 하는 일마다 족족 실패로 끝난 메이어를 버라이존이 중용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

메이어가 2012년 7월 야후 CEO에 취임했을 때만 해도 그는 실리콘밸리의 스타였다. 그는 구글 창립 멤버로 IT 업계의 손꼽히는 여성 임원이었다. 야후는 메이어가 회사를 회생시킬 것으로 기대해 막대한 금전적 보상도 안겼다. 메이어는 지금까지 봉급과 스톡옵션 등으로 1억6200만 달러(약 1844억 원) 이상을 챙겼으며 사임하면 퇴직금으로 5700만 달러도 받게 된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메이어는 기업문화를 바꾸고 직원 임금을 인상했으며 최고의 인재들을 영입했다. 야후의 초점을 모바일과 동영상으로 전환해 광고사업을 살리려 했다. 10억 달러에 블로그 플랫폼 텀블러도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그가 영입했던 인재들이 속속 회사를 떠나고 M&A 이후 실질적인 성과도 거의 나타나지 않는 등 메이어는 손대는 곳마다 처참하게 실패했다.

구글 출신의 헨리케 데 카스트로는 불과 15개월간 야후에 있으면서 1억800만 달러를 받아간 대표적인 ‘먹튀’ 인사가 됐다. 여성 앵커 케이티 쿠릭과 뉴욕타임스(NYT) 기자 데이비드 포그 등 메이어가 야심차게 영입했던 언론인들도 자리에서 물러날 위기를 맞고 있다.

야후는 텀블러 사업부진으로 올해 인수가의 약 절반인 4억8200만 달러를 상각 처리해야 했다.

메이어는 경영성과로 주목을 받기보다는 두 번의 출산과 조기 일터 복귀로 논란을 빚었다. 다른 여성 근로자의 정당한 출산휴가를 막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출산휴가를 다 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대조됐다.

메이어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언론들이 자신을 성차별적인 시각에서 보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성을 구분하려 하지 않았으며 IT 부문은 중립적인 지역이라고 믿어왔으나 성차별적인 보도가 있었다”며 “힐러리 클린턴의 새 정장 등 외모에 초점을 맞춘 기사들이 여성 지도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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