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슈퍼스타 'T세포' 떠오르는 'NK세포', 암 정복 가능할까?

입력 2016-07-26 14:04 수정 2016-07-2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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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세포 적응면역계-NK세포 선천면역계 대표주자

우리 몸속에 있는 면역력이라는 것이 정말 약보다 효과적인 것일까? '면역력'을 과학적 원리로 풀어 질병 특히 암을 치료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몸을 회복시키는 보약 수준이 결코 아니다. 몸안의 면역력 자체가 암을 정복하는 전문치료제가 되는 세상이 오고 있다.

3세대 항암제로 주목받는 면역 세포치료제가 대표적이다. 면역세포치료제는 인체 면역세포를 환자에게 주입해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암 세포를 사멸시킨다. 구체적으로 T세포와 NK세포를 활용한 항암제로 전세계 연구자가 이들 세포의 장점을 내세우며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T세포 vs NK세포

▲NK세포와 T세포의 차이점
▲NK세포와 T세포의 차이점

T세포와 NK세포는 모두 면역세포에 속하지만 작용기전은 다르다. T세포는 지정된 적을 알아보는 교육이 필요한 적응면역계에, NK세포는 즉시 동원 가능한 선천면역계에 각각 속한다. T세포는 특정 침입자를 인식해 대규모로 공격하는 능력을, NK세포는 침입자에 대해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먼저 T세포는 항원(외부물질)을 인식할 때 강력한 자기 인식장치를 이용한다. MHC(주조직적합성복합체, 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단백질이 항원을 제시하면 T세포 수용체가 이를 감지하고 정보가 일치하는 경우 공격하게 된다. MHC는 꼭 맞는 짝을 찾도록 돕는다. 특히 T세포는 세포 표면에 단단히 붙어있는 T세포 수용체를 갖고 있어 특정 항원만을 인식해야 활성화되기 때문에 MHC와 접촉해야만 기능을 한다.

활성화된 T세포는 강력한 군인으로서 림프절을 순찰하며 적에 대한 정보를 기억하고 있다가 다시 만날 때는 대규모의 군사를 동원해 공격한다.

반면 자연살상세포라 불리는 NK세포는 피부나 점막과 같은 1차 방어벽을 뚫는 침입자에 대해 즉각적이고 광범위한 반응을 나타낸다. NK세포는 종양, 감염세포 그밖의 균류가 직접 자살하도록 만드는 효소를 분비해 세포를 파괴한다.

NK세포는 다른 면역세포에게 감염사실을 알리도록 유도하는 사이토카인을 분비하고 감염 조직으로 들어가 신속하게 감염에 대응한다. 황유경 녹십자랩셀 연구소장은 "한번 공격을 받아 저장된 신호를 토대로 적과 싸우는 T세포와는 달리 NK세포는 훈련을 받지 않고도 잘못된 세포를 인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슈퍼스타 'T세포' 떠오르는 신예 'NK세포'

T세포는 암세포의 특정 항원을 인식해 정확히 공격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며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환자의 종양 조직에 침투한 T세포를 증식시키는 종양 침윤 T세포(TIL), 환자의 T세포를 분리해 T세포 수용체나 키메릭 항원 수용체의 유전자를 도입하는 T세포 수용체 발현 T세포(TCR-T), 키메릭 항원 수용체 발현 T세포(CAR-T)등이 대표적 T세포 기반 치료제다. 특히 TCR-T, CAR-T는 T세포 내에 T세포 수용체에 대한 유전자 서열이나 항원을 도입한 세포치료제다.

TCR-T는 종양 세포 표면에서 MHC에 의해 종양항원 특이적 인식이 가능하도록 T세포 수용체를 도입한 T세포를 제조하고 증식시켜 생체 내로 투여하는 면역조절 세포치료제다. 하지만 종양에 따라 환자의 MHC가 T세포 수용체와의 반응성이 다르기 때문에 적용가능한 환자 수가 한정된다.

최근 주목받는 CAR-T 세포 치료제는 수용체의 세포막 외부에 암세포 표면 특정 항원을 인식하는 항체를 융합해 T세포가 암세포의 표면 항원을 특이적으로 인지하고 공격하도록 한다.

CAR-T는 TCR-T에 비해 자가 면역질환 유도 가능성이 낮을 뿐 아니라 종양세포 살상 효과가 높고 지속기간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과도한 면역계의 활성 증강으로 사이토카인이 급격히 증가하는 '사이토카인 스톰'으로 안전성에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반면 NK세포는 배양이 어렵고 활성 기간이 짧기 때문에 T세포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활성 지속 기간이 길어지고 분리배양 후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점차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NK세포는 암세포의 발생, 증식, 전이를 억제할 수 있으며 암의 줄기세포를 제거하기 때문에 암의 증식과 전이를 막는다. 또한 T 세포와의 상호작용으로 면역반응을 조절하기 때문에 면역기능을 극대화시키며 특히 타인에서 분리한 NK세포를 환자에 도입하더라도 다른 면역세포에 비해 면역거부 반응이 드물어 치료제 개발에도 안전한 편이다.

◇국내 T세포·NK세포 항암제 개발 현황은

▲(왼쪽)T세포 치료제 원리/ (오른쪽)NK세포 치료제 원리 (녹십자셀/녹십자랩셀 제공)
▲(왼쪽)T세포 치료제 원리/ (오른쪽)NK세포 치료제 원리 (녹십자셀/녹십자랩셀 제공)

2007년에 품목허가를 받은 녹십자셀의 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Immuncell-LC)는 환자의 혈액으로부터 꺼낸 미성숙한 T세포를 사이토카인 유도 살해세포로 성숙시켜 MHC의 항원제시 없이도 암세포를 인지하고 제거할 수 있도록 훈련시켰다. 또한 기존 T세포를 MHC 인지 능력을 향상시킨 세포독성 T세포로 배양했다. 이 두 세포군을 환자에 몸에 다시 주입해 항암효과를 내게 한 것이다.

녹십자셀 관계자는 “이뮨셀-LC는 강력한 T세포의 작용으로 이미 간암 치료에 쓰이고 있으며 다른 고형암에 대한 임상시험으로 적응증을 확대 중이다”고 설명했다.

유틸렉스는 자가 T세포를 활성화시켜 고형암에 적용하는 세포치료제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유틸렉스는 바이러스 및 암 종류에 따른 특이적 항원을 제시하도록 T세포를 분리, 배양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박셀바이오는 NK세포 기반의 항암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환자의 혈액에서 추출한 NK세포를 분리해 대량으로 배양시킨 뒤 환자의 몸에 다시 주입해주는 방식이다. 박셀바이오는 현재 간암에 대한 임상1상을 진행 중이다.

녹십자랩셀의 NK세포 치료제는 환자 자가가 아닌 동종유래(타인) 건강한 공여자 NK세포를 주입해 면역기능이 떨어진 암 환자에게 제공된다. 타인의 세포를 이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은 면역거부 반응에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NK세포가 적을 인식하는 독특한 방식에서 기인한다.

에이티젠은 2012년 혈액으로 NK세포의 활성화 수치를 진단해 질병에 대한 저항상태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체외진단 기술을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체내에 있는 NK세포의 활성화에 따라 자신의 면역상태를 진단하는 사전진단장치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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