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 회장이 창사 후 최초로 3000억 원이 넘는 분기 영업이익과 5000억 원대 반기 영업이익 실적을 달성했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기술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한 조 회장의 기술 중심 경영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효성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823억 원, 영업이익은 3310억3200만 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8%, 1분기 대비로는 48.9% 각각 증가했다.
특히 분기 영업이익이 3000억 원을 넘은 것은 1966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며, 반기 기준으로도 5000억 원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섬유 부문에서는 매출 5158억 원, 영업이익 925억 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섬유 원사인 스판덱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수기에 진입해 판매량이 증가했다. 고수익 제품의 판매 비중 확대와 베트남, 중국, 터키, 브라질 등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다각화 등에 힘입어 실적 호조를 보였다.
산업자재 부문은 전년 동기 335억 원에 머물렀던 영업이익이 올해 2분기에는 736억 원까지 늘어나면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 자동차 시장의 회복에 따라 타이어코드, 시트벨트 및 에어백용 원사, 자동차용 카펫 등 주요 제품의 판매 확대가 실적 상승에 영향을 줬다.
이밖에 원가절감 및 판매 증가로 올해 2분기 중공업 부문 842억 원, 화학 부문 397억 원, 건설 부문이 188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효성은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으로 부채비율 최저를 기록했다. 효성 관계자는 “올해 2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287.2%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200%대 부채비율을 기록했다”며 “차입금 규모도 지속적으로 줄여 나가 2014년 말(7조9216억 원) 대비 4492억 원 줄인 7조4724억 원을 기록했고, 순차입금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6조 원대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실적은 조 회장이 비리 혐의 관련 재판과 건강 문제 등으로 경영을 챙기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룬 결과라서 더욱 뜻깊다. 부친의 경영 공백을 메우고 있는 장남 조현준 사장도 조 회장의 기술 중심 경영 방식을 이어받아 기술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조 사장은 신소재 부문의 성장을 견인하고자 폴리케톤과 탄소섬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또한 기존 핵심 기술 외에도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컴퓨터, 핀테크 등 신성장산업 육성에도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