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운항 지연으로 골프 관람을 못하게 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가 항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 50만원을 배상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단독 심창섭 판사는 변호사 이모 씨가 대한항공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판결이 확정되면 이 변호사는 청구금액 100만원 중 50만원을 받게 된다.
이 씨는 지난해 11월 인천에서 일본 후쿠오카로 가는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하지만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했다. 이륙하면 접혀야 할 바퀴가 접히지 않아 기체 결함을 이유로 회항했기 때문이다. 결국 3시간 가량 운항이 지연됐고, 이 변호사는 일본 현지에서 골프경기를 관람하려던 여행계획이 어긋났다. 이 씨는 같은 법무법인에 있는 후배들에게 사건을 맡겨 소송을 냈다.
심 판사는 "이 씨가 항공기 지연도착으로 인해 지연된 시간을 허비하게 됐고, 여행계획이 어긋나게 돼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심 판사는 "이미 10년간 운항한 후에 1차 분해수리점검을 받았고 그 때로부터 9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며 "제작사로부터 이 사건과 동일한 기체결함이 여러 건 발생됐다는 회보를 받은 점 등으로 미뤄보면 (항공사가) 합리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조치를 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대한항공 측 항소로 현재 같은 법원 민사항소부에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