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데이 독자권익위원회(이하 ‘독자권익위’) 두 번째 회의가 26일 오후 이투데이 6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회의에는 위원장인 박재영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와 기계형 한양대 아태지역 연구센터 HK연구교수, 신철호 OGQ 의장, 김판정 창간 독자와 이투데이 위원인 임철순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간사 장영환 편집부 부장대우 등이 참석했다.
위원장 박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회의에서 위원들은 6월과 7월 이투데이가 중점 보도한 ‘브렉시트’와 ‘자살보험금 지급’ 기사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이투데이의 발전을 모색하기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 브렉시트 기사에 대한 의견
기계형=나는 브렉시트가 일어났던 때에 덴마크, 벨기에 등 유럽 국가에 있었다. 그때 유럽 사람들에게 브렉시트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물었다. 지역마다 편차가 있었지만 영국의 실수이며 잘못된 선택이라는 공감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귀국해 신문을 읽었는데, 이투데이에서 다른 매체와 다른 시각을 확인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위성락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객원교수의 ‘러시아는 지금’(7월 18일자)은 브렉시트의 파장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 EU에 묶이지 않으려는 영국의 논리를 바라보는 러시아의 시각, 그런 러시아가 한국과 동아시아에 미칠 수 있는 파장들을 신선하게 풀어냈다.
신철호=어느 매체든 1면에 실은 내용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보도하느냐가 중요하다. 나는 그런 점을 중점적으로 본다. 그런 점에서 이투데이가 브렉시트라는 사안을 며칠에 걸쳐 다룬 것이 좋았다. 분명 브렉시트는 국제 정치, 경제적으로 큰 화두다. 그것에 대해 연속성 있게 보도한 점은 칭찬받을 만하다. 앞으로도 큰 사안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다뤄주기 바란다. 그러나 기사에서 코멘트를 하는 사람이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만 국한된 점은 아쉽다. 영국이나 유럽에 사는 일반인의 의견에도 의미 있는 내용이 많을 것이다.
박재영=브렉시트는 경제 이슈가 아니라 문화, 국제 관계, 대륙과 영국 간의 위계질서 등 복합적인 문제로 인해 촉발된 것이다. 21세기에 맞이한 국제문제 가운데 가장 다각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원인 분석이 부족했던 점은 아쉬웠다. 특히 브렉시트가 발생하기 전 이투데이는 브렉시트 이후의 환율 변동 등을 전문가를 통해 예측한 기사를 많이 썼는데, 대부분 틀렸다. 후속 보도를 통해 과거 예측 보도가 틀렸다는 재보도를 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특히 이런 굵직한 사건이 생겼을 때 상주 특파원이 없다면 단기 특파원을 파견해서라도 생동하는 기사를 썼어야 했다.
김판정=브렉시트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후폭풍이 있었지만, 우리나라가 외국 수출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제한을 두지는 않는 느낌이다.
△ 생명보험사 자살보험금 미지급 보도
김판정=보험 약관에 ‘자살을 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돼 있다면 지급하는 게 옳다. 대법원 판결도 그렇지 않은가. 피보험자들이 정당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보도해 주었으면 한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자살 순위가 1위라는데, 근본 원인을 없애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선정적인 보도에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
기계형=이투데이가 이 사안과 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애쓰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사보험 시장이 커지는 추세이고, TV만 틀어도 보험 가입하라는 광고가 쏟아지는 만큼 보도를 통해 자살을 부추기는 형태가 되지 않도록 방향을 잘 잡아줘야 할 것이다.
박재영=그런데 피해자가 취재원인 기사가 없다. 실제 보험가입자들의 목소리가 없는 점이 아쉽다. 이 사안은 분명히 보험사의 잘못이다. 자살과 연관된 문제인 만큼 언론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게 맞지만, 욕심을 낸다면 누가 잘못을 했는지 명확하게 가려줬으면 좋겠다. 공방만 오가니 누가 잘못한 것인지 헷갈리고, 미궁 속으로 빠져가는 느낌이 들었다.
임철순=공감한다. 이 문제는 사회경제적 시각이 필요하다. 현장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것은 중요한 지적이다.
△ 이투데이 발전을 위한 조언
기계형=이투데이를 끌고 가는 중요한 몇 명이 매체의 상징일 것이다. 이투데이에 그런 사람이 누구일까 생각해 봤을 때 아직까지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 명성이 있는 기자를 육성하고, 글발이 좋은 필진을 발굴해야 이투데이의 선명한 이미지가 생길 것이다.
신철호=공감한다. 재미있고 좋은 기사가 많은데도 유통이 잘 안 되는 것 같다. 신문 자체에 대한 광고가 부족한 탓도 있지 않을까. 각 분야의 기자들이 주력 분야에서 다양한 대중매체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이투데이에 좋은 기사가 많은데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되는 게 부족하다. SNS가 언론의 유통 채널 중 중요 요소로 부각된 만큼 효율적으로 기사를 퍼뜨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젊은 독자로서 어느 매체에 통쾌함을 느끼는 것은 한 사안이 해결될 때까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 때다. 그러면 독자는 그 매체의 팬이 된다. 이투데이의 숙제도 이와 같을 것이다.
박재영=지면 텍스트 배치에 고민을 좀 더 해야 한다. 한 면에 텍스트가 많은 경우 가독성이 떨어진다. 텍스트 편집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기업과 연계한 기사는 좀 더 다각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어떤 면에서 의미가 없는 기사일 수도 있고, 반대로 의미가 매우 큰 기사일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에는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
>>정리=양용비 기자 dragonf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