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요청에도"…산은, 삼성重 대출 만기 축소

입력 2016-07-2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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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은행장들을 불러 모아 조선사에 대한 여신 운영 협조를 구하고 나선 가운데 KDB산업은행이 삼성중공업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을 축소해 눈길을 끈다.

임 위원장은 29일 금융감독원 연수원 회의장에서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및 8개 은행장들을 불러 모아 은행권의 주요 현안사항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임 위원장은 조선.해운.건설 등 경기민감업종에 대한 무분별한 여신 회수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임 위원장은 "기업의 중장기 전망에 대한 면밀한 점검 등을 통해 옥석을 가려 여신을 운영하는 한편, 중소 기자재업체 및 협력업체에 대한 배려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 같은 당부는 최근 채권은행을 중심으로 조선사 여신 축소 분위기가 일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말 SK E&S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을 수주했지만, 주요 은행이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을 한 달 가까이 거부해 수주가 무산될 뻔했다.

결국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각각 1척씩 RG를 발급해 위기를 모면한 바 있다.

RG 발급을 꺼리는 것과 함께 채권에 대한 만기 연장 축소 분위기도 팽배하다.

KB국민은행은 최근 단기차입금 만기를 기존 1년에서 연장하던 것을 3개월로 줄였고, 신한은행도 지난달 1500억 규모의 단기차입금 만기를 연장하면서 대출 기간을 1년에서 3개월로 단축했다.

NH농협은행 역시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2000억원 규모의 삼성중공업 대출의 만기 를 3개월만 연장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산은은 오는 31일 도래하는 삼성중공업의 여신 3000억원에 대해 만기를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산은은 앞서 지난 15일 만기 도래한 3000억원의 대출 만기도 3개월만 연장한 바 있다.

산은 관계자는 "아직 삼성중공업의 부족자금에 대한 유상증자가 실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3개월만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정KPMG는 삼성중공업이 제시한 수주계획과 드릴쉽 인도계획 등에 추가 차질이 발생하는 경우를 가정, 향후 5년간 삼성중공업의 손익과 부족자금 규모 등을 3가지 시나리오별로 추정했다.

부족자금 규모는 시나리오별로 최소 8000억원에서 최대 1조6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추가로 유입될 금액이 약 6700억원임을 가정했을 경우 부족자금 규모는 1조원 안팎이 되며,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이 시행할 유상증자 규모 역시 1조원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채권은행들은 삼성중공업이 실시하는 유상증자 규모와 시기에 따라 만기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주문이 있기 때문에 여신을 급격히 줄이기에는 아무래도 눈치가 보인다"면서도 "조선업황이 나아지리란 보장이 없고, 은행 나름대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할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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