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BOJ)의 추가 부양책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원/달러가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같은 이유로 엔화는 강세를 보였다.
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4.2원 내린 1120.2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7월1일 1117.5원을 기록한 이후 13개 월만의 최저치다. 장중 고점은 1125.2원, 저점은 1120.1원을 기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4원 내린 1123.0원에 출발했다.
전날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며 1124.4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앞서 시장에서는 BOJ가 적극적으로 통화완화 정책을 실시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일본은행의 결정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날 BOJ는 현재 연간 3조3000억엔(약 35조원) 규모인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규모를 6조엔(64조원)으로 늘리기로 결정하는데 그쳤다.
ETF는 원금을 손해 볼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연간 시장에 공급하는 자금규모(80조엔)와 마이너스 금리 폭(0.1%)은 동결키로 했다.
시중 은행의 한 딜러는 “일본은행의 금융정책회의 결과 금리가 동결되고, ETF 매입규모만 늘리며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지 못했다”며 “BOJ에 대한 실망감으로 신흥국 통화 대부분이 강세를 보이며 달러가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같은 이유로 엔화는 강세를 보였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081.12원으로 전일대비 8.58원 상승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본 중앙은행의 추가완화 정책 규모에 시장이 실망하는 모습이 역력하다”며 “ETF만 풀어서는 시장 심리를 돌려놓기기 쉽지 않은 만큼, 엔화 강세장이 펼쳐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