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ISA 뻥튀기 논란..진실은

입력 2016-08-02 09:3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기업은행이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수익률을 부풀렸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에선 투자형 상품에 대한 전문성 부족과 동종 업계 제보로 드러난 은행 간의 과당경쟁 등을 자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업은행 “고의성 없다… 단순 실수일 뿐” = 기업은행은 지난달 29일 ISA 모델 포트폴리오(MP) 수익률을 공시하는 과정에서 금투협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수익률 산정에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공시 내용을 수정했다. 기업은행이 당초 공시한 기업은행의 '고위험 스마트 MP' 수익률은 2.05%로 은행의 ISA 일임형 MP 중 가장 높았다. 정확한 수익률은 0.84%로 2배 이상 높게 공시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초가입자(4월11일) 기준으로 7월11일까지 3개월간 MP 수익률을 산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기업은행은 가입한 지 석 달이 되지 않은 중도 가입자의 MP 수익률도 함께 반영해 계산했다. 수수료 등이 포함되지 않아 전반적으로 수익률이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공시를 담당한 관계자의 단순한 실수라는 입장이다.

공시를 담당한 실무자는 휴가를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무자는 “수익률은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금융사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공시 전 일부 기준 변경을 논의가 이뤄졌다”며 “공교롭게 공시기준 논의가 있는 날 휴가를 내 참석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다”고 해명했다.

이 실무자를 대신해 참석한 다른 직원은 관련 내용에 대해 숙지가 덜 돼 있었고, 받아온 서류를 전달하는 것으로 인수인계가 이뤄졌다. 결국 실무자는 일부 수정된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고, 전과 같은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 수익률이 높게 책정됐다.

◇금감원, 기업은행 특별검사 계획 없을 듯 =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권 일임형 ISA 수익률 첫 공시인만큼 관심사안이었기 때문에 파장이 큰 것 맞지만, 수익률 공시가 업계 자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만큼 상황 파악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금감원은 해당은 기업은행의 ISA수익률 공시 담당자를 불러 오류가 나온 경위에 대해 답변을 듣고 관련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이르면 이번 주내 자료를 취합하고, 금융투자협회의 판단을 기다린다는 방침이다.

이 사건이 금감원의 특별검사로 연결할 가능성은 낮다.

수익률 공시는 증권사와 은행, 금투협 등 업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원칙인 만큼 업계에서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이 이번 주내 오류 경위를 입증할 자료를 제출하면 금투협이 이르면 1~2주내 고의성을 판단한다.

다만 이번 사건의 파장이 큰 만큼 수익률 공시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전수조사는 이뤄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우선 이달 내로 표본조사를 실시한 후 문제가 발결되는 경우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일임형 ISA 공시수익률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전 금융회사의 수익률 산출과정을 점검할 예정이다.

◇은행간 과당경쟁 도마위에 = 이번 사건으로 은행들의 일임형 상품에 대한 전문성 부족이 수면위로 드러났다.

기업은행 내에서 수익률이 제대로 적용됐는 지 확인할 수 있는 직원은 실무자 한 명 뿐이었다.

기업은행은 상급자의 이중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 수익률 산출식이 복잡해 해당 직원에게 일임했다고 설명했다.

단순 실수라고 해명하면서도 전문성이 부족했다고 스스로 인정한 꼴이다.

비단 기업은행 뿐 아니라 다른 은행들도 상황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그동안 은행들이 생소한 일임형 상품에 대해 취급하는 것에 전문성 확보 시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금융당국이 일임형 ISA 상품 출시 3개월 전에 은행권 허가를 내면서 시간이 촉발할 것이란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투자일임형 상품에 대해 제대로 설계하고 검토하는 과정은 최소 6개월이 걸린다.

진흙탕 싸움으로 이어진 업계간 과당경쟁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S은행의 제보가 파문을 일으켰는데, 이면에는 업계간 치열한 경쟁이 있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금상추에 배추·무까지…식품업계, 널뛰는 가격에 불확실성 고조 [식탁 지배하는 이상기후]
  • 단독 한달 된 '실손24' 60만 명 가입…앱 청구 고작 0.3% 불과
  • 도쿄돔 대참사…대만, 일본 꺾고 '프리미어12' 우승
  • "결혼 두고 이견" 정우성ㆍ문가비 보도, 묘한 입장차
  • ‘특허증서’ 빼곡한 글로벌 1위 BYD 본사…자사 배터리로 ‘가격 경쟁력’ 확보
  • [식물 방통위] 정쟁 속 수년째 멈춤…여야 합의제 부처의 한계
  • 이재명 오늘 '위증교사' 선고...'고의성' 여부 따라 사법리스크 최고조
  • "9만9000달러는 찍었다"…비트코인, 10만 달러 앞두고 일시 횡보 [Bit코인]
  • 오늘의 상승종목

  • 11.25 10:43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4,367,000
    • -1.7%
    • 이더리움
    • 4,598,000
    • -3.57%
    • 비트코인 캐시
    • 694,000
    • -3.54%
    • 리플
    • 1,896
    • -7.78%
    • 솔라나
    • 342,600
    • -4.83%
    • 에이다
    • 1,358
    • -9.04%
    • 이오스
    • 1,122
    • +3.6%
    • 트론
    • 287
    • -4.01%
    • 스텔라루멘
    • 703
    • -0.57%
    • 비트코인에스브이
    • 93,500
    • -5.22%
    • 체인링크
    • 24,200
    • -2.58%
    • 샌드박스
    • 1,009
    • +61.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