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사진>이 100억원대 배임 혐의로 고발돼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민 전 행장은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 당시 신동주 전 부회장측 고문으로 활동한 바 있다.
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정희원 부장검사)는 '경제를생각하는시민모임'이라는 민간단체가 성진지오텍 특혜 지분 거래 의혹과 관련해 민 전 행장을 고발한 사건을 전날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이 단체는 민 전 행장이 현직에 있던 2010년 3월 산업은행이 보유한 445만9천200주 상당의 성진지오텍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당시 성진지오텍 최대주주이자 회장인 전정도(56·구속기소)씨에게 시가보다 싸게 매도했다며 지난달 2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민 전 행장을 고발했다.
이 단체는 "당시 성진지오텍의 주당 시가는 1만2000원대였으나 민 전 행장이 전씨에게 매도한 가격은 그보다 훨씬 낮은 9620원대였다"며 "이 거래로 산업은행은 100억여원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엿새 뒤 이 주식을 포스코에 주당 1만6330원에 매각해 단번에 300억원 안팎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당시 업계 안팎에선 산업은행과 포스코가 짜고 이명박 정부 실세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전 회장에게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작년 포스코 비리 수사 과정에서 포스코와 전씨 간 성진지오텍 지분 거래를 둘러싼 비리 단서를 포착해 전씨 등을 재판에 넘겼으나 산업은행으로까지 수사를 확대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