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비트코인 7200만 달러어치 도난…블록체인 기술 아직 멀었다

입력 2016-08-04 08:42 수정 2016-08-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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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공격으로 12만 비트코인 도난당해…비트코인 가격, 2일 23% 이상 폭락하기도

홍콩에서 역대 두 번째로 큰 비트코인 도난 사고가 벌어지면서 디지털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안전성을 뒷받침하는 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홍콩 소재 비트코인 거래소 비트피넥스가 해킹 공격을 받아 고객 계좌에서 11만9756비트코인이 도난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도난당한 비트코인은 시가로 7200만 달러(약 805억 원)에 달하며 현재 유통 중인 전체 비트코인의 약 0.75%에 해당한다.

비트피넥스는 전날 “해킹으로 거래와 예금 인출 등을 모두 중단했다”며 “홍콩 경찰과 협력해 도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아직은 외부 침입인지 내부자 소행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더리움 등 다른 디지털 통화도 거래를 중단시켰지만 피해는 비트코인에 국한됐다”고 덧붙였다.

달러화로 거래되는 비트코인 거래소 중 세계 최대 규모인 비트피넥스에서 도난 사고가 발생하면서 보안성이 높다고 평가받은 블록체인의 취약점이 다시 드러나게 됐다.

앞서 지난 2014년 2월, 당시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였던 일본 도쿄 소재 마운트곡스가 해킹을 당하고 나서 파산한 사건이 일어나자 비트코인 가격은 그달에만 30% 폭락했다. 이때 피해 규모는 5억 달러에 달했다.

이번에도 도난 사실이 처음 밝혀진 2일 비트코인 가격이 23% 이상 폭락해 480달러까지 떨어지며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은 낙폭을 다소 회복해 56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코인베이스의 프레드 어삼 공동설립자는 “규모가 큰 해킹”이라며 “비트피넥스는 대형 거래소이며 도난 사건은 단기적으로 중대한 이벤트다. 다만 비트코인은 과거에도 이런 종류의 사건 뒤에 가격이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비트피넥스는 지난해 비트고와 공동으로 인증 키를 여러 명에게 분산시키는 ‘멀티 시그니처 월렛(multi signature wallets)’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보안에 대한 우려는 이제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번 사고로 그간의 호언장담이 무색하게 됐다.

비트피넥스와 비트고 모두 자체 조사 결과 자신들의 서버가 침입당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스템 자체에 허점이 노출되면서 비트코인의 신뢰성에 금이 가게 됐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인출의 편리성을 추구하다 보면 보안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크다며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킬 시스템 구축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 용어설명 블록체인(Blockchain)

디지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쓰이는 데이터 관리 기술이다. 기존의 중앙집중형 결제 네트워크와 달리 사용자가 송금 등의 결제 정보를 입력하면 해당 정보가 담긴 블록이 생성된다. 이어 이 블록이 네트워크 내 모든 참여자에게 전송돼 승인을 받고 나서 기존 블록체인에 연결되면 결제가 완료되는 형태다. 여러 이용자가 거래 정보를 공동으로 인증하고 보관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보안성과 투명성이 높고 거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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