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스마트워크 시대]꼭 사무실에서 일해야 하나요?

입력 2016-08-0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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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 일터 혁명… ‘스마트워크’ 시대 온다

▲오토매틱 직원들이 다양한 장소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출처 오토매틱 웹사이트
▲오토매틱 직원들이 다양한 장소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출처 오토매틱 웹사이트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의 발전으로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어디서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Smart Work)’의 시대가 오고 있다.

블로그 제작 툴 워드프레스(WordPress)로 유명한 ‘오토매틱(Automattic)’처럼 직원들의 원격 근무를 허용하고 휴가 일수에도 제한을 두지 않는 회사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전 세계 45개국에 있는 오토매틱 직원 470명은 집이든 휴가지든 장소에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다. 업무상의 교신은 이메일보다는 블로그와 모바일 메시징 앱 ‘슬랙(Slack)’ 등을 통해서 한다.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처럼 오토매틱도 직원들이 언제나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휴가를 떠나는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아울러 오토매틱은 1년에 3~4주간 직원들이 팀별로 또는 회사 워크숍 차원으로 세계 여행을 가기도 한다.

이런 업무방식은 기존 기업구조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오토매틱은 신입사원들이 혼란을 느낄 수도 있다는 점도 인정한다. 그러나 민첩하고 스마트해야 하는 젊은 기술기업들에 기존의 사무실에 바탕을 둔 근무정책은 맞지 않는다고 FT는 지적했다. 영국 크랜필드대 경영대학원(MBA)의 클레어 캘리허 교수는 “기술 발달로 사람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면서 일부 기업도 직원을 채용하고 일하는 방식에서 더욱 창조적으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스마트워크는 벤처나 스타트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캐나다 3대 이동통신사 중 하나인 텔러스(Telus)는 이미 10년 전부터 사무실 공간 확보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탄소가스 배출도 감축한다는 목표로 직원들이 근무장소를 탄력적으로 정하게 했다. 2만7000명 직원 가운데 70%는 사무실과 집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 이들은 아예 사무실에 나오지 않고 집에서 근무할 수 있다.

샌디 매킨토시 텔러스 인력ㆍ문화 담당 부사장은 “나이 든 리더들에게 결과만 나온다면 사무실이 필요 없는 현재의 경영 방식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며 “모든 리더십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탄력적 근무제가 직원은 물론 환경과 비용 절감에 좋다는 점을 인정하기 시작하자 변화가 가속화했다. 거대한 기업문화 변화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제도 도입으로 ‘직원 몰입도(Employee engagement)’가 지난 6년간 54%에서 87%로 껑충 뛰었다”고 했다. 직원 몰입도는 자신이 근무하는 기업의 성공을 위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쏟는 시간과 에너지 등을 나타내는 수치다. 또 텔러스는 매년 4000만 달러(약 460억 원) 이상의 임대료 등 사무실 관련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전체 직원의 통근 거리가 거의 3300만km 줄어 연간 8000t에 이르는 탄소가스 배출을 줄이고 있다.

▲네덜란드의 스타트업 블렌들의 사무실에서 한 직원이 노트북으로 근무하고 있다. 블룸버그
▲네덜란드의 스타트업 블렌들의 사무실에서 한 직원이 노트북으로 근무하고 있다. 블룸버그

일부 기업은 스마트워크를 악용해 퇴근 이후나 휴가 중에도 일을 시키고 있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최근 ‘연결되지 않을 권리(right to disconnect)’를 도입했다. 근로자들이 근무시간 이외에는 메신저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에 접속해 있거나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는 권리다. 독일 대기업들도 근무시간 이외 이메일을 억제해 스마트워크의 부작용인 ‘끊임없는 업무시간’ 문제를 고치려 한다고 FT는 전했다.

사실 스마트워크를 도입한 기업 상당수는 부동산 임대료 절감을 가장 큰 도입 이유로 꼽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 대부분은 직원이 자신의 근무시간과 장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서 생산성 향상 효과도 누리고 있다. 스탠퍼드대는 최근 중국 콜센터 직원들이 집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9개월간의 실험을 한 결과 집에서 근무한 직원들은 사무실에 있는 동료보다 13.5%보다 더 많은 전화를 걸거나 받았으며 이직률도 절반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전 세계 곳곳에서 스마트워크가 중심이 된 ‘일터의 혁명’이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FT는 강조했다. 영국 랭카스터대의 설문조사에서 기업의 70% 이상은 오는 2020년까지 스마트워크를 도입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컨설팅업체 글로벌워크플레이스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현재 전체 인력의 20~30%는 최소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집에서 근무하고 있다. 케이티 리스터 글로벌워크플레이스 사장은 “전체 근로자의 80% 이상은 근무시간과 장소를 자신이 정하고 싶어 한다. 스마트워크에 대한 수요는 매우 크다”며 “일주일에 2~3일 근무시간과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협력이 필요한 일은 사무실에서 하고 혼자 집중적으로 풀어야 할 작업은 집에서 할 수 있는 등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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