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은 1948년 9월 14일 출생해 2003년 8월 4일 현대 계동 사옥에서 투신해 자살한 경제인이다. 남북 경협의 뜻을 품고 의욕적으로 사업을 벌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하자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다. 여류시인 유순도 자신의 책 ‘정몽헌 큰 꽃 당신’에서 그를 추모하는 한 편의 시를 남겼다. “날개가 둘 있어도/날지 못하는 새/슬픈 새지만,/새의 가슴은 언제나/두 날개를 달아/뜨거운 새지만, (중략) 등 돌린 새는/그래도 北으로 날고 있어/등 돌린 새는/그래도 南으로 날고 있어.“
그가 태어난 곳은 서울 성북구다. 아버지는 현대그룹을 만든 정주영이다. 보성고, 연세대 국문학과와 경영대학원(석사), 미국 페어레이디킨스대 경영대학원(석사)에서 공부했다.
그는 1975년 현대중공업(주)에 차장으로 입사해 현대건설(주) 대표이사 회장, 현대전자산업(주) 대표이사 회장(1992), 현대그룹 회장(1998), 현대아산(주) 이사회 회장(2000) 등을 지냈다.
특히 1992년 현대전자산업을 만들어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로 키웠다. 1998년에는 현대그룹 공동 회장에 올라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을 주도했다. 1988년 6월 정주영과 소 500마리를 몰고 판문점을 넘는 일을 성사시킨 이래 남북 경협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이때 정주영의 후계자로 자리를 굳혔고, 2000년 ‘왕자의 난’을 통해 현대그룹의 법통을 이어받았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주)와 현대중공업(주)이 현대그룹에서 분리되고, 현대건설(주)과 하이닉스반도체(주)가 위기에 빠지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현대아산(주) 회장으로 대북사업에만 전념했다. 그리고 2002년 9월 대북송금 의혹이 터져 검찰 조사를 받은 데 이어 대북사업도 어렵게 되자 자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