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란은행, 브렉시트 충격완화 위해 대규모 통화완화…7년반만에 기준금리 인하

입력 2016-08-0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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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란은행(BOE)이 4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파에 따른 경기 침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특별 부양 패키지를 내놨다.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MPC)는 이날 회의를 마치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행 0.5%에서 0.25%로 인하하기로 했다. 영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글로벌 위기가 강타했던 2009년 3월 이후 7년 5개월 만이다. 이날 인하조치로 영국의 기준금리는 또다시 사상 최저를 기록하게 됐다.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자산매입 규모를 향후 6개월 안에 현행 3750억 파운드에서 4350억 파운드로 600억 파운드 확대하기로 했다. 18개월 안으로 최대 100억 파운드어치의 회사채도 매입하기로 했다. 즉 국채 추가분과 회사채 신규분을 합쳐 총 700억 파운드의 자산매입을 더 하기로 한 것이다.

또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은행들이 중앙은행으로부터 저리로 자금을 빌릴 수 있는 ‘최저대출제도(TFS)’를 시행하기로 했다. 규모는 무려 1000억 파운드에 달한다. 사실상 브렉시트 여파에 영국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통화완화책을 내놓은 것이다.

영란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브렉시트 이후) 영국 경제전망이 현저하게 변화했다”면서 이번 경기부양패키지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영란은행은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2%로 이전 수준을 유지했지만 내년 성장률 전망을 종전의 2.3%에서 0.8%로 대폭 낮췄다. 2018년 성장 전망도 2.3%에서 1.8%로 하향조정했다. 영란은행은 브렉시트 여파에 올해와 내년 기업 투자가 급감하고 소비 역시 부진하면서 성장동력이 위축될 것이라면서 이처럼 내다봤다. 영란은행은 “최근 경제활동이나 경제에 대한 신뢰도, 낙관론을 설문조사한 결과가 올해 하반기 영국 경제가 거의 성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고 지적했다. 영국 파운드 가치 급락으로 인플레이션 압력도 커질 것으로 진단했다. 영란은행은 2018년, 2019년 물가상승률이 2.4%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상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웃돌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시장에서는 전망을 뛰어넘는 강력한 통화정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나단 로인스 캐피탈이코노미스트 유럽부문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부양책은 MPC가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 급락세는 일단 제쳐놓고 대신에 경기 활동을 뒷받침할 준비가 됐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만약 영국 경제가 계속 약세를 보인다면 MPC는 통화정책 수단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해도 추가 행동에 대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런던 시간으로 오후 1시27분 현재 달러대비 파운드 가치는 1.16% 떨어져 1.3170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영란은행은 향후 경기 흐름에 따라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조치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놨다. 영란은행은 “통화정책위원회는 기준금리 인하, 최저대출제도 확대, 자산매입 규모·종류 확대 등을 추가로 할 수 있다”면서 “향후 지표들이 8월 인플레이션 보고서에 담긴 전망치들과 부합하면 연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것을 다수 위원이 지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영란은행은 지난 6월23일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가 결정났지만 지난달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부양책 도입을 미룬 바 있다. 브렉시트 여파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대해 대응하겠다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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