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특허전, 장외 대리전으로 비화…스타 디자이너들, 미국 대법원에 애플 지지의견서 제출

입력 2016-08-0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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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페이스북 등 IT업체는 삼성 지지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전이 장외 대리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삼성을 지지하는 가운데 거물급 디자이너들이 새삼 애플 편을 들고 나섰다.

스타 디자이너들과 디자인 교수 등 글로벌 디자인 관계자 111명이 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대법원에 애플의 입장을 지지하는 ‘법정조언자 의견서(amicus curiae brief)’를 제출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캘빈 클라인과 폴 스미스, 알렉산더 왕 등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가진 디자이너는 물론 존 소렐 영국 디자인위원회 위원장과 페터 잭 레드닷어워드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영국의 세계적인 건축가 노먼 포스터 등 글로벌 디자인 산업을 선도하는 이들이 의견서에 이름을 올렸다. 심지어 1995년 삼성 디자인연구원 설립을 지원하고 삼성의 혁신디자인랩 제품 디자인 의장을 역임한 산업디자이너 고든 브루스마저 애플의 편에 섰다.

FT는 지난 2011년 애플과 삼성의 특허전쟁이 벌어진 이후 글로벌 대표 디자이너들이 애플 지지를 공식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삼성이 애플에 배상해야 할 금액은 특허전 초기 10억 달러에서 현재 5억4800만 달러(약 6100억 원)로 줄어든 가운데 재판은 대법원에서 상고심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디자인 특허와 관련된 배상액은 약 3억9900만 달러에 이른다.

해당 사건 구두변론은 10월 11일 개최되며 판결은 연말이나 내년 초 나올 전망이다. 미국 대법원이 디자인특허 사건을 다루는 것은 1894년 이후 122년 만에 처음이다.

디자이너들은 “독특한 병 디자인이 없었다면 코카콜라가 지구에서 가장 널리 퍼진 제품이 되지 못했을 것이며 제너럴모터스(GM)가 매력적인 차량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면 포드를 이기지 못했을 것”이라며 “제품의 기능에서 차이가 없을수록 디자인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과 페이스북 델 등 미국 주요 IT 기업이 회원사로 있는 인터넷협회는 지난달, 애플-삼성 소송에서 삼성의 입장을 지지하는 의견서를 냈다. IT 기업들은 애플이 과도한 보상금을 요구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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