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강동 재건축 시장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 강동 지역 내에서 최고 분양가로 공급된 재건축 단지 ‘래미안 명일동 솔베뉴’가 최고 경쟁률을 보이며 입찰 마감한 데 이어 시공사와 힘겨루기가 지속됐던 둔촌주공 아파트 역시 무상지분율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시공사와 조합원 간 잡음으로 재건축이 지지부진 했던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지난달 무상지분율을 150.32%로 의결했다. 무상지분율은 시공사가 조합원들이 보유한 가구당 대지 지분에 추가 부담금 없이 덧붙여 주는 비율을 의미한다.
앞서 둔촌주공아파트 단지는 강남권 재건축 이슈로 이슈로 3~4개월간 매매가가 고공행진하며 최고 1억 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지난 5월 조합측과 시공사간 무상지분율 문제로 잡음이 일면서 사업이 일시 중단 된 바 있다.
이에 무상지분율 합의 호재로 울 9월 분양하는 둔촌주공 2단지는 두 달 사이 1억 원 가량 가격이 올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둔촌주공 저층2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88.43㎡는 지난 5월 8억3500만원에 거래됐지만 무상지분율이 합의가 됐던 7월 말 9억2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주공저층1단지 전용면적 50.84㎡는 지난 5월 6억 원에 매매가 됐지만 두 달 사이 7억 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둔촌동 K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무상지분율 합의가 이뤄지고 나서 전체적으로 4000만~5000만원 가량 호가가 올랐다”며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재건축 사업설명회를 통해 관리처분총회 일정이 정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사업진척 속도가 빨라지면서 매수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강동지역 일대 재건축 시장에 불씨를 당긴 것은 무엇보다도 최근 분양한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를 꼽았다. 이 단지는 며일동 ‘삼익그린맨션 1차’를 재건축 한 단지이다. 평균 분양가는 3.3㎡당 2400만원대로 강동구 최고가 분양을 해 당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지만 청약 결과 최고 2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명일동 S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앞서 올 초 분양한 개포주공2 단지 재건축 아파트인 ‘래미안 블레스티지’가 8일 만에 완판 되며 주변 재건축 시장이 살아났던 것처럼 이 일대 재건축 시장 역시 ‘명일역 래미안 솔베뉴’의 성공으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이에 자극 받은 재건축 조합들도 사업속도를 내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 9월 일반분양에 나서는 고덕주공2단지는 전용면적55㎡ 아파트가 지난 6월 6억7700만원에 거래가 됐지만 현재 호가는 7억1000만원에 형성됐다. 이 단지는 총 4932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이 중 2023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고덕주공2단지에 뒤이어 분양하면 고덕주공3단지 역시 올 하반기 1473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55㎡의 경우 올 초 5억1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5억9700만원에 매매됐다. 고덕주공3단지와 고덕주공5단지는 올 상반기에만 360여건의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강남권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정부에서 제재를 가하면서 시장이 주춤해진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강태욱 우리은행 부동산 자문위원은 “최근 강남권 재건축 시장을 대상으로 정부의 규제가 심해졌는데 이것이 타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며 “특히 강동구 지역 일대는 높은 인기를 모았던 하남미사 지역과 인접해 재건축 단지가 분양할 경우 이 같은 특수를 누릴 수 있겠지만 서울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입주 시 입주물량이 몰리면서 역전세난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