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대우조선 1조 묶여 '발동동'… 방산부문 분리 후 IPOㆍ인력감축 속도

입력 2016-08-0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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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유동화·선수금 비중 높이기로 '현금 확보'

해양플랜트 인도 지연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대우조선해양이 회생을 위한 자구계획 이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수선사업부(방위산업 부분)를 분리 후 기업 공개(IPO)하는 일정을 앞당기고, 채권 유동화로 현금을 미리 끌어다 쓰는 방안은 물론 인력 감축도 계획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진행하는 등 이달 중순까지 채권단에 자금 확보 방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7일 채권단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이 발주한 드릴십(이동식 시추선) 2척의 인도가 늦어져 1조 원을 못 받고 있는 상황에서 9월부터 회사채·기업어음(CP) 등의 만기가 줄줄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이 빚을 제대로 못 갚아 법정관리로 갈 수 있다는 '9월 위기설'마저 돌았다. 일단 급한 불은 끈 상태다.

4개 발주처로부터 4억7000만 달러(약 5200억 원) 규모의 선박 건조대금을 인도 전에 미리 받아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4000억 원 규모 CP를 상환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1조 원이 묶인 소난골 인도 지연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는 대우조선 9400억 원, 현대중공업 6800억 원, 삼성중공업 6000억 원으로 대우조선의 만기 규모가 가장 크다.

대우조선을 비롯해 조선 3사가 수주한 해양플랜트는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에 인도가 집중돼 인도 지연이 추가로 발생하면 현금 흐름이 더 나빠질 수 있다.

유동성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대우조선과 채권단은 2018년까지 분할·상장하기로 계획했던 특수선사업부 분할 일정을 앞당기기로 했다.

올해 연말까지 자회사로 분리한 뒤 시장 상황을 보고 IPO 한다는 계획이다. 주식을 상장하면서 지분 일부를 시장에 매각해 부족 자금을 조달한다는 것이다. 회사가 보유한 채권은 묶어서 유동화하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1∼2년 뒤에나 받을 수 있는 돈을 미리 당겨서 확보할 수 있다. 대신 매출채권을 정상가보다 싼 가격으로 매각해야 한다.

이와 함께 대우조선은 인력 구조조정을 예정했던 것보다 좀 더 빠르게 진행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대우조선은 직영인력 감축과 외주화로 2018년까지 5590억 원을 줄이기로 했었다. 선박 인도 때 수주액의 대부분(60~80%)을 받는 '헤비테일(heavy tail)' 방식을 바꿔 잔금 일부를 빨리 받아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선박 인도가 확실시되거나 건조가 많이 된 배에 대해서는 공정률에 따라 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발주처와 협의를 벌이고 있다.

대우조선에 대한 검찰 수사가 현직 경영진까지 확대되면서 자체 자금 확보는 좀 더 급박해진 상황이다.

현직 경영진에 대한 분식회계 의혹이 사실인지 가려질 때까지 채권단 지원을 잠정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10월 채권단은 대우조선에 4조2000억 원 규모의 지원을 결정한 뒤 이중 3조 원을 집행했으며 1조 원가량이 집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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