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약진하는 가운데 애플 아이폰의 성장세가 위축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아이폰이 더는 소비자들을 감탄시킬 만한 요소를 갖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가성비를 앞세운 본토 기업의 약진에 중국 시장에서의 퇴조 기조가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는 검색 결과 분석을 바탕으로 현지 애플스토어의 분기별 매출이 전년보다 23~3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금까지 정확히 들어맞았다고 FT는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국시장에서 본토기업인 오포(Oppo)의 시장점유율은 22%를 돌파해 처음으로 화웨이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애플은 9% 점유율로 본토기업들에 밀려 5위에 그쳤다.
다른 시장조사업체의 조사 결과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글로벌 3~5위인 중국업체 화웨이와 오포, 비보의 점유율 합계가 처음으로 20%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국 3개사의 출하량은 7110만대로 점유율은 20.8%다. 화웨이(3210만대)가 9.4%이며 오포(2260만대)는 6.6%, 비보(1640만대)는 4.8%다. 1위 삼성은 7700만대로 22.4%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2위 애플은 11.8%였다. 중국 본토기업의 성장세가 이런 기세를 유지한다면 하반기에 이들 3사가 애플은 물론 삼성까지 추월할 수 도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처음 중국시장에 아이폰을 내놓았던 2009년과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과거 아이폰은 중산층 젊은이의 상징으로 통했다. 그러나 최근 젊은층이 가성비를 따지기 시작하면서 아이폰 선호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애플의 중국 내 인기를 주도했던 아이폰 혁신 이미지가 퇴색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중국 통신분야 전문가인 샹리강은 “애플은 현재 중국시장에서 계속 소비자들이 흥미를 갖게끔 해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했다”며 “즉 애플은 지금 트렌드를 선도하는 것이 아니라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결졍적으로 현지 업체들의 스마트폰이 아이폰 성능을 따라잡는 것은 물론 일부에서는 뛰어넘고 있어 애플의 설 자리를 좁게 하고 있다. 샹리강은 “이른바 ‘아이폰7’은 듀얼렌즈 카메라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지만 다음 달 출시 시점에서 이미 늦은 것처럼 보일 것”이라며 “지난 4월 출시된 화웨이의 ‘P9’나 샤오미의 ‘레드미 프로’ 등 많은 경쟁 스마트폰이 이미 듀얼렌즈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