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으로부터 주식 등 9억 원대 뇌물 수수혐의로 기소된 진경준(49·사법연수원 21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해임됐다. 현직 검사장급 간부가 해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무부는 8일 검사징계위원회를 열어 진 위원에 대한 해임을 의결했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진 위원이 기소된 지난달 29일 법무부에 해임을 청구했다. 법무부는 또 진 위원이 2014년 12월 여행경비 명목으로 김정주(48) NXC 대표로부터 받은 203만 원에 대해서도 징계부가금 최고한도인 5배를 적용해 1015만 원을 납부하도록 했다. 징계부가금은 공무원이 뇌물을 받은 경우 실제 수수금액의 수 배를 징수할 수 있는 제도로, 검사에 대해서는 2014년 도입됐다.
진 위원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제3자 뇌물수수, 위계공무집행 방해, 금융실명거래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돼 오는 16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해임이 의결된 만큼 공직자 신분이 아닌 민간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게 된다. 뇌물을 공여한 혐의의 김정주(48) NXC 대표와 서용원(67) 한진 대표도 함께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위원회는 다만 고(故) 김홍영 검사에게 폭언과 인격 모독적 언행을 일삼은 서울고검 소속 김대현 부장검사에 대한 징계 청구는 심의 기일을 연기했다. 김 부장검사가 변호인 선임과 소명자료 준비를 이유로 기일을 미뤄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조속한 시일 내에 징계위원회를 열어 심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정주 대표에 대한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최성환)에서 수사 자료를 특임검사팀으로부터 넘겨받아 혐의점을 검토 중이다. 김 대표는 2006년 10월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넥슨홀딩스 주식 107만 주를 사들여 1070억 원을 횡령했다는 의혹과 NXC의 벨기에 법인에 넥슨재팬 주식을 현물 출자해 회사에 7000억 원대 손실을 입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NXC가 보유한 넥슨 재팬 지분이 네덜란드와 벨기에 등으로 분산되는 과정에서 역외 탈세가 이뤄졌는지도 수사 대상이다.